누구와 함께하는 여행인지

노르웨이

by 구름따라

여행을 하며 이동 중에는 경치를 눈에 담기 바쁘다. 거침없이 뻗어나간 노르웨이 나무들, 너무 울창해서 몇 그루쯤 쓰러져도 그 빈틈을 알 수 없을 것 같은 빼곡한 숲, 하물며 경치를 가로막으며 끝없이 펼쳐지는 나무들을 보고 있으면 이들은 정말 천연자원을 풍족하게 받는 땅에서 태어났구나, 싶다.


분명 우리나라 하고도 이어진 하늘일 텐데 하늘마저 새롭게 느끼며 눈을 통해 마음에 담아본다 어디에서부터 오는 건지 모르는 바람도 처음 맞는 것처럼 새롭게 맞아본다. 바다 색은 또 어떤가. 조금씩 다른 바닷물색을 찬찬히 기억해 내려고 한 참을 바라본다. 이렇게 분주하게 본 것을 마음으로 이동시켜 저장하다가 보니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놓칠 때가 많다.


여행 온 지 사흘째 되던 날인가? 그제야 눈 앞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살펴보게 됐다. 이제는 그들을 볼 여유가 생긴 건지 사흘 내내 흐린 날씨 때문에 자연환경에 쏠리던 관심이 좀 줄어든 건지 모르겠다. 배를 타기 전 30분의 여유시간 동안 기념품상점을 이리저리 오가며 지나가는 관광객들을 관광객으로서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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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점은 육십대로 보이는 아주머니들은 가족보다 친구들과 여행 온 모습이 더 눈에 띄었다. 네댓 명이 웃으며 모여있는 모습이 꼭 초등학교 앞에서 아이가 하교하길 기다리던 삼십 대 학부모들의 모습과 겹쳐졌다. 그들이 20여년이란 세월 동안 자식들을 키우고 나서 이제는 친구와 여행을 온 걸까? 싶게 얼굴표정이 가벼워 보였다. 숙제를 다 끝내고 가방 안에 넣은 뒤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아이처럼 당당한 자유를 느끼고 있었다.


여행은 어디로 가는가? 만큼 누구와 가는가? 도 중요하다고 본다. 불편한 누군가와 있다면 그 불편함으로 인해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온전히 느낄 수 없을 테니까. 눈앞에 풍경보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의 표정을 살펴야 한다면 그 여행의 가치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마음은 편한 것보다는 불편한 것에 더 많은 에너지를 기울이기 마련이니까. 그런 면에서 내게는 가족과의 여행이 온전히 '그곳'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 같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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