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자꾸 재현하는 것도 뭐랄까... 참...
남들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난 과거에 만났던 사람들과 다시 만나는 꿈을 종종 꾸는 편이다.
형식은 꽤 고정되어 있다. 중/고등/대학교 동창, 사회에서 만난 사람 등 원래대로라면 접점 하나 없는 이들이 고등학교 같으면서도 대학교 같은 공간 한 반에 와글와글 있는 것이다. 나 포함 이들이 학생 때로 돌아간 것도 아니다. 이미 졸업했던 것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데도 왜인지 자연스럽게 '학교' 같은 공간에 잘도 다시 모여있었다. 때로는 시험마저 치고 있을 때도 있다. 아무튼 거기서 꿈의 주인공(인지하진 못하지만)인 나는 주로 뭘 하냐면... 인생의 주요 인물들을 만나서 과거의 앙금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즉, 분명 꿈이 미어터질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상한 동창회를 하고 있지만, 실제론 '있었지...' 수준 정도로 구현하고 (나름 최적화인 듯) 얼굴까지 보고 상호작용하는 인물은 거의 늘 정해져 있었다.
- 미안한 마음
- 복수하고 싶은 마음
두 감정은 마음의 빚이 내게 있냐, 상대에게 있냐(상대가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몰라도)로 방향은 반대지만, 결국 '후회'로 남아있다는 점에선 동일한 것 같다. 결국 '내가 그때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다면...'이라는 생각을 꿈에서 계속 시뮬레이션하는 것이다.
그 사람을 만나서 화해도 해보고, 싸워도 보고, 이겨도 보고, 좌절도 해보고, 나이가 드니 (꿈에서 완전히 학생으로 어려지지 않는 이유인 것 같다) 이해도 해보고, 심지어 연민까지도 해봐도 결국은 현실이 아닌 'IF의 영역'에 박제된 기억이다.
과거로 돌아가지 않은 이상 변하는 건 없으니 꿈에서 깨면 아침부터 허망한 기분이 들어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특히 이런 꿈은 밤샘 근무 후 쪽잠이라든지 많이 피곤할 때 꾸는데, 생각해 보면 뇌가 무의식의 트라우마를 억누르지 못할 정도로 손상을 입도록 과로했나 싶어 울적해지는 것도 덤이다.
아무튼, 모 배우가 소년범 과거력으로 논란이 되자 은퇴했다고 하길래, 근데 당사자는 가만히 있는데도 생뚱맞게 '이미 죗값은 치렀는데, 너무 과한 거 아니냐?'라고 생판 남(심지어 의사도 있더라?)이 SNS에서 뭐라 뭐라 말하고 있길래, 나도 문득 생각나는 거 적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