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의사 망했으면 #난 대우 받았으면

근황 이야기

by 남산

#1
일론 머스크가 3년이면 인공지능과 로봇이 외과의를 완전히 대체한다고 했다. 그렇게 된다면 나도 3년 뒤 은퇴라는 얘기다. 근데 그렇게 은퇴당한 뒤엔 뭘 하면서 남은 생을 살아야 할지 대책이 없다. 심지어 일론 머스크는 영생을 사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호언장담했는데 말이다.

물론 난 그의 말을 전부 믿지 않아 상황을 지켜보는 중인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지켜보는 거' 말고 딱히 뭐가 있겠는가?), 역시 기분에 거슬리는 건 이런 뉴스 뒤에 항상 따라오는 "의사가 망하길 기원하는" 이들이다. 의사 싫어하는 게 거의 무슨 종교 수준인데, 개인적으론 볼 때마다 참 안타깝다.

나도 의사가 망할 것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래를 대비해야만 할 것 같은 불안을 항상 느끼고 사는데, 정말 막막하다. 화이트칼라는 인공지능이 대체하고 블루칼라는 로봇이 대체하는 걸 목표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화이트이자 블루칼라인 의사가 망하는 정도인데, 정치인 빼고 살아남는 직업이 과연 있을까? 솔직히 너무 무섭다.

#2
브런치 해서 공모전 당선되고 출판도 하면 좋겠지. '그래서 궁극적으로 뭐가 되고 싶고 왜 그러고 싶은 건데?'라고 생각해 보면 딱히 구체적으로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 생각해 보니 난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었던 것 같다. 물론 돈도 있지만, 그건 부수적인 것 같다. 왜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가?

첫 번째는 '발언권'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에 각종 이상한 헛소리가 넘쳐나서 "야! 내가 하도 ㅂㅅ같고 답답해서 말한다!"라고 해도 아무도 안 듣는다. 인기가 없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에게 메시지를 주입할 수 있는 발언권은 그 자체로 권력이며, 부도 자연스럽게 따르는 이유도 그런 힘 때문일 거다.

두 번째는 계층 재편성 과정에서 '생존'하기 위함이다. 난 내향적 인간이고 딱히 유명해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 사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은 '세상 사람들이 날 모르는데', 돈과 권력이 많은 사람이다. 근데, 그런 모순을 달성한 사람은 한국에 '최X실' 밖에 없었고 그마저도 들켜서 망했다.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거다.

아무튼, 그럼 그냥 안 유명하게 성실히 일만 하고 살면 좋겠는데 세상이 가만히 두질 않는다. 평범한 노동의 가치가 '평등하게' 휴지 조각이 되는 중이기 때문이다. 즉, 왕 및 상위 귀족 (정치인), 하위 귀족 (연예인, 인플루언서) 빼곤 전부 농노가 된다는 얘기다. 물론 농노로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면 되고 그게 정치인들이 항상 말하고 있는 거다. 근데, 난 농노로 살다 가는 게 싫다. 그러려면 이젠 싫어도 명성을 얻어야 한다는 게 일단은 '생존 전략'이다.

나는 진짜 당직하면서 개고생하고 있는데, 방송에 나오는 의사 새끼들은 뭔 돈이 그리 많아 돈지랄하는지 볼 때마다 어이없고 열받는다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이것도 하나의 '관심 끌기 전략'이라는 것이다.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말이다.

물론 유명해지고 싶다고 다 되는 거면 인플루언서가 의미 없지. 뭐, 안 되면 내 인생이 그런 거니 어쩔 수 없고.

#3
초심자의 행운이 다했는지, 소소하게 도전하는 공모전도 번번이 낙방이다. 확률상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벽'을 느낀다.

특히 브런치는 '계륵'이다. 나도 지금 브런치 글로 출간까지 하는 건 다소 허황한 꿈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고료 없이 혹은 '알아서 후원받으세요' 방식으로 운영되는 플랫폼의 '열정 페이'는 '그렇게까지 열심히 글 쓸 이유가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어 지치는 게 고민이다.

작게나마 고료를 받는다면 좀 더 책임감 있게 열심히 쓰는 '강제성'이 있을 것 같은데, 그러려면 내가 고료를 받을 만한 사람임을 입증해야 하고... 마치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같은 문제이다.

아무튼 그런 상황으로 고민은 엄청 많은데, 쓰면서 보니 딱히 특별한 일도 없는 것 같다. 이렇게 있다 보면 또 2027년이 되고 내 은퇴도 2년 남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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