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브런치 글이 헛수고가 아님을 느낀다
#1
혹여 자랑이나 홍보처럼 보일까 두려워 구체적으로 얘기는 못 하나 어딘가에 글을 연재할 기회가 생겨 준비 중이다. 그래서 당분간은 브런치를 할 시간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브런치엔 출간하시거나 글쓰기를 전업으로 하시는 작가님이 워낙 많으시니 이런 얘기하는 것도 좀 민망하긴 하고. 그래도 소소한 수확이 뿌듯하여 소감을 남긴다.
#2
전에도 말했지만, 대다수의 작가에게 브런치 자체가 돈이 되는 일은 아닌 건 개인적으로 매우 아쉽다. 브런치가 고료를 직접 줬으면 더 좋았을 텐데, 현실이 그렇지 못한 걸 뭐 어쩔 수 있겠는가. 브런치를 베이스캠프로 삼고 이것저것 해보는 수밖에...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내 브런치의 초창기 글, 그러니까 5년 전에 쓰고 묻힌 글을 리메이크해서 연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때 다음카카오 (이제 이렇게 부르면 안 되려나) 메인에도 올려줘서 조회수 폭등도 경험했던, 그러나 기분만 좋고 정작 한 푼도 돈이 되지 않았던 그 글들이 오래 묵혀진 뒤 나름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브런치가 아닌 다른 곳에서 말이다. 그것도 무려 5년이 걸렸다.
#3
편집자가 붙으면서 내가 쓴 원 글이 자잘하게 수정되고 있는데, 수정된 글을 보면서 배우는 게 즐겁다.
편집자의 피드백 또한 마찬가지다. 아무래도 작가는 본인 글을 쓰면서 몇 번이나 읽게 되므로 있지도 않은 전후 사정이라든지 여러 필터가 껴서 객관적으로 볼 수 없는데, 제삼자가 보고 의견을 주니 너무 좋다.
예를 들어 작가는 '이런 글 쓰면 참신하고 잘 팔리겠지?'라고 생각하고 썼는데, 편집자가 "뭔 소리인지 어려워서 잘 모르겠으니 좀 재미없었다"라고 평가해 주는 것이다. 어느 정도 그럴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난 내 글을 너무나 사랑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편집자가 조금만 부정적인 피드백을 해줘도 가슴이 시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무슨 작가 정신으로 고집을 피울 마음은 전혀 없다. 환자는 내가 잘 보고, 잘 팔리는 글은 편집자가 더 잘 알 테니까. 그래서 그러려니 하고 수정되는 대로 따르면서 글을 쓰고 있다.
#4
무엇보다도 계속 글 썼더니 일단 뭔가? 되긴 했다는 걸 경험했다는 거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아직 작업 중이긴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