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을 준비하다 보니 조금 무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살짝드는 요즘. 모 교수님께 요즘 애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새삼 '치열함'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지금 의대 신입생들의 평균 수능 점수는 2개라고 합니다. 총 2개 틀렸다는 것이죠. 대부분 1~2개 틀렸고 3개 틀리면 아슬아슬하게 문 닫고 들어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1개 틀린 학생들은 상당수가 반수를 한다고 합니다. 이에 교수님은 그런 학생들을 불러서 "왜 반수를 하느냐"하고 면담을 했지요. 그때 학생들이 이렇게 말했다 합니다.
"그 1문제 틀린 게 평생 생각날 것 같아서요."
그렇게 반수를 한 학생들 중 일부는 기어코 만점을 받고 다른 모 의대로 간다고 합니다.
의대생들의 대학생활에서도 그들의 비범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성적을 ABC로 매겼더니 1학기 때 A+(그 외 본인의 기준에 따라 A)을 하나 놓쳤다고 휴학해버리는 학생이 나온다고 합니다. 의대는 1년 단위로 학사일정이 돌아가기 때문에 휴학해버리면 1학기부터 다시 듣는 것이죠. 미친? 리셋 증후군인가요.
의대는 이런 미친 짓을 완화시키기 위해 ABC 평가 방식을 전부 P/F 방식으로 바꾸고 있는 추세입니다. 'P/F면 뭐 다 통과시키겠네? 스트레스 안 받고 좋겠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어요. 그런데...
의대에서 학생들의 동기 부여를 위해 상위 N%에게는 P+을 줬더니 이젠 P+을 몇 개 못 받았다고 휴학해버리는 인간이 나온다고 합니다.
의대생 놈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의사 국가고시 합격률이 상당히 높으니 사람들은 너무 쉽게 얘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국시는 지금 매년 기출문제를 아예 공개하고 있습니다. 유출되는 게 아니에요. 그걸로 공부하려면 해라 새로 낼 테니 하는 거죠.
그런데 의대생들은 국시 통과 자체가 문제가 아니에요. 국시 점수로 자기들끼리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죠. 모두가 원하는 병원, 원하는 인기과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즉 국시가 수능이랑 똑같아요. 의대 성적은 내신이고요. 잠깐, 이들이 수능을 몇 개 틀린 놈들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