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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산 Jul 25. 2021

2021년 7월 넷째 주 브런치 일기

브런치에 일기 쓰는 거 아니라고 들었습니다만, SNS가 이것뿐이라

인생엔 (브런치) 글을 쓰기 위한 시간이란 건 별도로 존재하진 않지요. 다른 작가님들도 바쁘신 와중에 시간을 내어 작품을 완성하시는 걸 겁니다. 따라서 전 여기서 바쁘다고 티 내고 싶진 않습니다만 달리 표현할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누가 하라고 강요한 건 아니나 브런치X저작권위원회 공모전 글 부문 도전도 할 일 목록에 있습니다. 차기 브런치북과 함께요. 그러나 그러기엔 당장 해결해줘야 하는 업무들이 먼저 있습니다. 어디 가서 발표할 거 준비하고 (요즘 시국엔 온라인으로 합니다만), 학회 초록 투고 같은 일들이요. 그러고 보니 이것 또한 글쓰기라고 할 수 있겠지만요. 일을 빨리 끝내 놓고 브런치 글 써야지 했는데, 오늘 작업의 진척은 여기 까진가 봐요. 머리 식히면서 잠시 브런치에 들어와 누가 읽을지 모를 글을 남겨놓고 갑니다.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업무는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진료, 교육, 연구 이렇게요. 이것이 필요조건이죠. 그런데 솔직히 모두가 다 잘할 순 없잖아요. 어떤 의사는 진료와 수술을 잘하고, 어떤 의사는 연구와 논문 쓰기를 잘하고, 또 어떤 의사는 가르치는 걸 잘할 수도 있을 텐데요. 그런데 대학병원은 모두 다 잘하는 의사를 요구합니다. 그렇지만 누구나 몸뚱이는 하나이며, 24시간이라는 동일한 시공간에 존재하죠. '모든 걸 잘 해내야 했던' 학생들이 커서 '모든 걸 잘 해내도록' 요구받는 곳. 그 끝은 아마도 '과로사'가 아닐까 싶어요. 이건 사람들의 통념처럼 의사 수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에요. 이렇게 노력해도 절 대체할 의사들은 넘쳐나니깐요. 바쁘게 뛰어다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이놈의 병원 엘리베이터는 왜 항상 제가 있는 층에서 가장 먼 층에 죄다 몰려있곤 할까요) 창문으로 스며드는 초록빛 햇살 혹은 달빛을 보며 생각해봅니다.


'잘 살고 있는 거 맞겠지?'


그러나 아무리 생각한들 미래는 불투명하고, 저는 또 어디론가 가야만 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다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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