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어떻게 풀 것인가?
어떤 업무든 지식노동을 하고있다면 필연적으로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지식노동 그 자체가 스트레스인 셈이다. 지식노동자인 우리는 어떤식으로든 일을 하지만, 그 일은 항상 개선의 여지가 있고 정답이 없다. 디자인에 정답이 어디있고 글쓰기에 정답이 어디있겠는가? 그림은 어떻고 음악은 어떤가? 지식노동은 항상 문제 투성이에 형편없는 사람들과 엮여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만족스럽지않은 결과물을 낳는다. 그래서 스트레스다.
농부를 예로들면, 농사 일의 문제는 대체로 시간과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거나 그 누구도 해결할 수 없다. 극심한 가뭄이나 갑작스런 자연재해,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홍수같은 일은 아무도 해결할 수 없다. 반대로 인력이 부족하거나 시간이 부족하다면 잠자는 시간을 줄이고 좀 더 열심히 일을 하면 어느정도는 해결할 수 있다.
반대로 지식노동자의 일은 시간과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고 누구나 그걸 해결할 수 있다고 얘기하지만 정작 그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다. 그래서 아무리 작은 업무라도 일이 끝이 안난다. 언제나 개선할 수 있고 마이너스 성장처럼 개선 과정에서 더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
가령 당신이 글을 쓰는 중이라고 해보자. 방금 쓴 글에 만족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퇴고를 거치면 좀 더 개선할 수 있지만 도대체 언제까지 개선해야할까? 1년동안 퇴고한다고한들 완벽한 글이라고 할 수 있는가 말이다. 끝이 없어 스트레스인 일. 그것이 바로 지식노동이다.
다른 사람에게 의견을 구하는건 최악의 시나리오로 향하는 지름길이 되기도한다. 지식노동을 평가하는건 누구나 쉽게할 수 있는 까닭이다. "이건 이렇게 해보세요", "저건 저렇게 하는게 나을 것 같은데요" 등 그 사람들의 의견을 모두 수렴해서 어떤걸 만들어보면 결국에는 정체모를 괴물이 하나 나온다. 다른 사람은 당신이 만든 결과물에 손톱만큼의 관심도 없을뿐만 아니라 애초에 그걸 잘 모른다.
지식노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의견을 묻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비용을 지불하고 작업을 아웃소싱할 수도 있다. 친구나 동료 직원에게 백날 물어봤자 답은 안나온다.
지식노동자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번째는 일 그 자체다. 지식노동이라는게 원래부터 끝이 없으므로 끝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스트레스가 된다. 지식노동은 대체로 몸으로 하기보다는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한 머리, 그리고 감정으로 하게된다. 그러다보니 감정소모가 극심해서 우울증에 걸리고 기분이 나빠지니 머리도 잘 안굴러가게된다. 위궤양은 지식노동자가 특히 조심해야하는 질병이다. 사람은 자기가 원하거나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환경일 때 좀 더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하게되면 기분 좋은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것은 초코케이크를 한 입 먹는 것과 같은 효과다.
두번째는 사람이다. 우리를 기쁘게 하는것도 사람이지만 우리를 괴롭게하는 것 역시 사람이다. 지식노동은 분업하고 협업할 때 약간의 문제점이 있는데, 일의 범위를 결정하는게 까다롭기 때문이다. 대학의 조별과제만 봐도 그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농사에서는 "자 우리 각자 10평씩 수확합시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식노동에서는? A는 자료를 조사하고 B는 사진을 찍고 C는 보고서를 쓰고 D는 발표를 한다고할 때, 과연 누가 가장 큰 이득을 보고 누가 가장 큰 손해를 보는것일까? 이건 프로젝트마다 달라질 수 있고 정확하게 재단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결국 누군 항상 손해를 보고 누군는 항상 이득을 보는 구조적 문제로부터 오는 사람 관계의 스트레스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한국처럼 업무와 사생활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문화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지식노동에선 혼자서 하거나 전문가들로 구성된 집단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이유야 어찌됐건 지식노동이 스트레스 그 자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는 스트레스의 세상에 살고있다. 스트레스가 없는 세상은 지루하고 재미없는 세상일지도 모른다. 삶은 문제 투성이고 우리는 그걸 해결하면서 살아야한다. 결국 스트레스를 얼마나 잘 관리하고 적절하게 해소하느냐에 따라 지식노동의 질(퀄리티)이 달라진다. 지식노동자들에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일인가?'가 중요한게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그것을 얼마나 '잘 해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쌓일대로 쌓인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 것인가?
여행, 독서, 맛있는 음식, 따뜻한 차 한 잔, 봉사활동, 종교활동, 취미, 연인과의 사랑,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 아니면 이 모든 것. 모두 좋은 방법이지만 가장 확실한건 스트레스의 원인인 '일'을 지금보다 좀 더 잘하는 것이 아닐까? 그럴려면 공부를 해야한다. 결국 지식노동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은 공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