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서른 중반에 외국어를 다시 공부하는 이유

능력을 확장하는 방법

by 남시언

공부는 정말 끝이없는 것 같다. 강의실이나 다양한 대외활동에서 나는 대학생들을 많이 만나는 편이다. 예전에는 대학생들과 나이 차이가 그렇게까지 심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어느덧 10살 이상 차이가 나는 대학생들과 어울리다보니까 세대차이도 좀 있는 것 같고, '내가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라며 실감하고있다.


얘기를 나누다보면 대학생들은 공부하는걸 정말 싫어하는 것 같다. 물론 나도 대학생 때 공부가 어쩜 그렇게 싫었는지 모른다. 그저 놀고 싶었다. 사실 이건 지금도 똑같다.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유용하다는 측면에서는 공부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는 것 같다. 나 역시 대학생 때 열심히 공부했다고 느끼지만, 되돌아보면 공부에 대한 아쉬움은 항상 남는다. 좀 더 많은 분야를 탐독하고 공부할껄... 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나도 나이를 먹었나보다. 정말 할수만 있다면 대학생으로 되돌아가고싶다. 그때의 풋풋함과 주변 분위기, 희망과 열정에 가득한 하루하루는 시간이 갈수록 그리워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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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중반이면 요즘으로치면 젊은층에 속하겠지만 대학졸업과 군대를 거친 다음 사회생활을 10여년 가까이 해온터라 그렇게까지 젊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긴하다. 요즘 공부에 대한 갈증이 한층 심해졌는데 내가 하고있는 전문분야에 대해서는 꾸준히 공부해왔지만 외국어는 그렇지 않았다.


사회초년생일 때는 외국어 같은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일만 잘하면 됐지 뭐" 이게 솔직한 마음이었다. 그러다가 사업이 대박이나면 "외국인 직원을 고용하면 되잖아?"라는 철없는 상상도 많이 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외국어에 취약하다는 단점은 약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서, 며칠전부터 조금씩이나마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아무래도 작가로, 프리랜서로, 블로거로, 1인 기업인으로 여러가지 일을 하는 입장이라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일을 하는것은 쉽지않다. 그래서 저녁에 1시간 정도를 투자하여 외국어 공부를 하려고 마음먹고 며칠전부터 시작했는데 작심삼일이라 그런지 아직까지는 순조롭다.


외국어는 영어와 중국어를 같이 공부하고있다. 영어 70~80 정도, 중국어 20~30 정도로 비율을 잡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영어 쪽에 좀 더 무게를 두고 공부 중이다. 워낙에 기초가 없는데다가 대학 졸업 후에는 영어를 공부하지않고 사용하지 않은 까닭에 예전에 공부했었던 것까지 모두 잊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기초부터 천천히 다시 공부 중이다.


나는 여러가지 활동을 통해 외국인 친구들을 여럿 사귀었다. 한국에도 외국인 유학생들과 여행객들이 많아서 왕왕 만나는 편인데 영어의 경우 독해외에는 거의 무지해서 실제 일상대화에서는 말문이 콱 막혀버린다. 외국인 친구들과 가벼운 대화조차 하지 못하니 답답하기 이를데가 없다.


내가 공부하는 외국어는 단순히 일상적인 대화를 목적으로하는 것이기에 보다 마음은 편하다. 시험을 쳐야한다면 구체적인 문법이나 보다 어려운 것들을 공부해야겠지만, 단순 회화 목적이므로 편하게 공부하는 중이다. 다행스럽게도 요즘에는 유튜브나 인터넷에 다양한 자료들이 있고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는 팟캐스트 등이 많아서 무료로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다.(그래도 책으로 공부하는게 좀 더 익숙해서 관련 책은 사긴 샀다) 넷플릭스를 통해 외국 드라마를 본다거나 외국인 유튜버의 VLOG 영상을 보면서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얼마전에 사귄 중국인 유학생은 근처 대학생인데 최근에 좀 친해져서 앞으로 종종 만날 계획이다. language exchange로 나는 한국어 글쓰기를 가르쳐주고 그 친구는 나에게 중국어와 영어를 가르쳐주자고 약속했다. 아직은 language exchange를 시작한지 얼마안되서 방향성이나 분위기를 잡지 못했지만 시간이 가면 자연스럽게 정착될 것으로 생각한다. 아니 그렇게 믿고싶다.


내가 서른 중반에 외국어를 걸음마부터 다시 공부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내 능력을 좀 더 확장하기 위함이다. 나는 내가 이름 붙이기로 '능력확장론'이라고 하는 방식을 굳게 믿는데 이게 뭐냐면 이런거다. 예를들어 해산물을 못먹는 사람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이 한정된다. 그런데 이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해산물을 먹을 수 있게되면 어떻게될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대폭 늘어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글쓰기도 그렇고 업무도 똑같다. 만약 내가 글을 못썼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는 굉장히 좁아질 것이다. 그러나 (엄청 고급스러진 않더라도) 읽을만한 글을 쓸 수 있게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다양성이 엄청나게 늘어난다.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나는 외국어도 똑같이 바라본다. 내가 만약 능숙하게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나 분야는 많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올해부터 열심히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학생때는 그토록 싫어했지만 어쩔 수 없이 했었던 공부가 이제는 필요에 의해, 나 스스로 하게된걸 보면 정말 인생은 어찌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나는 학원이나 이런걸로 공부하는건 아니고 그냥 독학하고 종종 외국인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형태의, 말하자면 굉장히 캐주얼한 스타일로 공부하는 것이라서 지금까지는 크게 부담되진 않고 스트레스도 거의 없다.


오늘 아침 기사를 읽다가 인상적인 문장을 다시금 봤다.

'그렇게 살거면 후회하지말고, 후회할거면 그렇게 살지마라'

읽다보니 지금 내 마음과 꼭 들어맞는 말이라서 기억에 남는다. 내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올해보다 조금은 더 발전한 내년을 맞기 위해, 나는 서른 중반에 다시 외국어를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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