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좋은 이유
새벽은 멋진 공간이다. 하늘은 냉정할 정도로 차갑게 보인다. 먼 동이 트는 산 능선에는 붉은 빛이 감돌기 시작할 때, 세상이 조용하고 바람소리,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만이 가득한, 동 트는 여름의 새벽이다.
나는 새벽을 좋아한다. 굉장히 조용하고 집중력이 높은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업무 중에서 난이도가 높고 중요한 작업들, 집중력이 많이 필요한 일들, 창의성이 필요한 크리에이티브의 작업을 나는 이 새벽 시간대에 몰아서 한다. 단순반복적인 일들은 주로 오후나 저녁 시간대에 처리한다.
새벽은 막 일어난 참이라 머리가 깨끗하게 포맷된 느낌이 든다. 성능 좋은 두뇌를 쓸데없는 일에 낭비하고싶진 않다. 새벽은 짧지만 귀중한 시간이다. 무엇보다 한여름의 새벽은 시원하다. 심지어 공기조차 맑다. 동이 틀 때 쯤이면 뜨거운 물에 탄 커피 한 잔을 들고 창 밖을 보면서 떠오르는 태양을 감상하는 것도 하루를 시작하는 좋은 방법이다.
동 트는 새벽을 본 적이 있는가? 모두가 잠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 새벽에도 아침을 열어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다들 어찌나 그렇게 부지런한지... 새벽같이 일어나서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을 볼 때 마다 나의 게으름을 반성하곤 한다. 출장이 있어서 첫 차를 타기 위해 터미널에 가보면 다들 어디서 그렇게 왔는지 오전 시간대보다 더 북적인다. 아직 칠흙같은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간에도 누군가는 열심히 뭔가를 하고있다.
우물에 갇혀있어서는 곤란하다. 우리는 항상 발전하고 더 성장할 가치가 있는 자신을 만들어야한다. 새벽같이 일어나는 일은 쉽지않다. 아침 잠의 1분은 저녁 잠의 1시간보다도 달콤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미간을 찌푸리며 일어나야한다. 남들 일할 때 일하고 남들 잘 때 잔다면, 어떻게 남들보다 한 발이나마 앞설 수 있겠는가? 불가능하다.
겨울에는 일찍 일어나는 일이 특히 더 어렵다. 해는 늦게 뜨고 공기는 차갑다 못해 얼음장 같다. 그럼에도 새벽에 나가보면 두꺼운 외투를 입고 양 손을 호호 불어가며 어디론가 걸어가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여름에 새벽을 여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야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일은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 새벽에 뭔가를 할 수 있는 여유 시간을 갖는다는점에서 효율적이다. 출근하기 2시간 전, 남들보다 하루 2시간을 더 확보한 상태가 몇 년이 지속되면 어떻게 될까? 신문지를 50번 접으면 달까지 도달하는 높이가 된다고 한다. 약간의 차이는 처음에는 종이 한 장 일지라도, 쌓이고 쌓이면 측정조차 불가능해진다.
나의 새벽은 RSS로 등록해둔 블로거들의 좋은 글들을 살펴보고 관심있는 기사들을 읽는 것으로 시작한다. todolist에 등록해 둔 '오늘의 할 일'을 살펴보고 중요도 또는 일정 순서에 따라 새롭게 배열해둔다. 이메일이나 SNS는 이 시간대에 하지 않는다. 시간을 많이 뺏기게될 소지가 있는 까닭이다. 골치가 아플만큼 머리를 쥐어짰었던 프로젝트나 어떤 작업들도 새벽에 다시 한 번 살펴보면, 의외로 실마리를 찾는 경우가 있다. 그런 다음 커피 한 잔을 타서 잠깐 바람을 쐰다. 5분 정도만 멍하니 있어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는 느낌이다. 그러나 막상 떠오른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날씨를 살펴보고 오늘 할 일 들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시간이 남으면 글을 조금 쓰는데, 새벽에는 특히 글이 잘 써진다.
5시에 일어난다고 가정했을 때, 여기까지하면 7시 정도가 된다. 아직은 여유롭다. 이제 본격적으로 하루를 시작할 시간이다.
새벽에 일어난다고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안 피곤하냐고 묻는다. 당연히 피곤하다. 그것도 매우. 그래도 참고 이겨내야한다. 잠은 반드시 필요한 휴식이지만, 소중한 내 인생을 잠으로 낭비하고싶진 않다. 나에겐 하루하루가 매우 소중하고 그 하루 중에서도 새벽이 특히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매일 같이 보는 새벽이라도 매일이 다르다. 매번 새롭다. 푸른색 하늘이 붉게 변해가는 장면은 하루를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하게한다. 동 트는 새벽이 좋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