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가지는 특유의 매력
그럼에도 텍스트는 여전히 힘이 있다
우리나라 독서율이 낮아지고 있다곤해도 여전히 책과 글을 좋아하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mp3조차 찾아보기 힘들어진 오늘날, 오히려 LP나 카세트테이프같은 과거 제품의 수요가 늘고있다. LP는 LP 특유의 감성과 음질이 있다. 유행은 돌고 돌면서 되돌아온다. 복고는 그 자체만으로 추억이며 익숙한 친구다. 책 또는 글도 마찬가지다. 글만이 가지는 매력이 분명히 존재한다.
영상과 음성이 직관적이라는건 다르게 이야기하면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제한된다는 뜻이다.
“오늘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라는 문장을 읽는 독자는 겨울을 떠올릴 수도 있고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을 상상할 수도 있으며 '오늘도'에 포커스를 맞춰서 매일밤 밤하늘을 보며 세상을 향해 부르짖는 뭔가를 떠올릴 수도 있다. 이외에도 자신이 처한 환경과 감정 등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고 그 모든 해석은 독자 자신만의 것으로 자리잡는다.
그래서 텍스트는 힘이 있다. 우리에게 상상력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영상과 다르게 글은 우리를 상상의 나라로 초대한다.
글은 상상력을 펼치고 내가 가진 이미지를 누군가에게 전달하는데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다. 글은 감정을 전달하는데 명확한 한계가 있으므로 다소 중립적인 매체라고 할 수 있다. 무척 화가 났을 때에도 사랑스러운 로맨스 시나리오를 쓸 수도 있다.
“나는 하늘을 날고 있었다”는 글로 쓰면 금방이지만, 이걸 영상으로 표현하려면 말도 안되는 노력과 기술이 필요하다. 기술적으로 따지면, 음성과 영상보다 용량이 작고 가벼워서 빠른 전송이 가능하고 짧거나 작거나 얇은 매체에 많이 저장할 수 있다. 더불어 읽는 속도가 빠르다.
외국어 관점에서봐도 회화를 배우는 것과 독해를 하는건 다르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독해가 좀 더 쉽다고 생각한다. 회화는 텍스트를 알아야 가능한, 말하자면 한 단계 더 높은 개념이다. 그래서 글로 쓸 수 없는건 말로 할 수 없다.
그러니까 글이 존재해야할 이유가 분명하고 텍스트가 가지는 매력이 명백한 까닭에 글과 책은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텍스트는 텍스트만의 포지션이 있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음성과 영상물이라고 하더라도 제목을 텍스트로 적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에게 노출할 수 없다.
따지고보면 글이 직관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오히려 장점이 되는 것이다. 꽉 차게 전달하는게 아니라 여백을 남겨둔 상태. 이게 바로 텍스트가 가진 매력이 아닐까? 그 빈공간에 우리의 생각과 상상력이 자리잡는다.
우리가 글을 잘 쓰는 사람, 멋진 문장을 휘갈기는 문장가를 대단하다고 여기는 까닭도 이와 같다. 지식과 지혜의 교집합, 단어의 분류와 조합으로 이루어진 글은 특유의 매력을 가진다. 우리가 계속 글을 읽고 써야하는 이유가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