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무서운 이유
돈이 무서운 이유는 하기 싫은 일을 강제로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잔소리가 싫다면 독립하면 된다. 독립을 하면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대신 약간의 자유를 얻을 수 있다. 독립해서 혼자 산다면 집에서 술을 먹든 담배를 피우든 아무도 뭐라하지 않을 것이다. 독립 후에는 당장 공과금 내는 법을 배워야하고 그걸 내기 위해서는 뭐라도해서 돈을 벌어야한다. 아무것도 하지않고 숨만 쉬어도 주민세는 내야한다.
지난번에 브런치에 썼던 글('돈이 필요없다는 거짓말')에서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또는 속물적인 관점에서 일과 돈의 상관관계에 대해 적었었다. 이 글이 다음과 카카오톡, 그리고 브런치 메인에 뜨게되면서 많은분들께서 댓글로 좋은 의견을 주셨다.
자신이 원하는걸 하기 위한 자유를 얻으려면 최소한의 돈은 반드시 있어야한다. 이 최소한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서 딱 얼마라고 정하기는 애매하다. 손 시려운 기타리스트는 제대로된 연주를 할 수 없다. 물감도 살 수 없는 화가라면, 어떻게 멋진 그림을 표현할 수 있겠는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면, 원하는 일을 돈버는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거나 다른 일을 해서 돈을 번 다음 원하는걸 하면 된다.
그렇다면 돈을 초월한 행동들은 어떨까? 예를들어 기부를 하는 행위를 생각해볼 수 있다. 사람들은 기부를 왜 할까? 보통은 자기만족이다. '나는 기부도 하는 착한 사람이다'라는 자부심을 돈으로 사는 것과 다름없다. 실제로 SNS나 블로그 등에서 기부하는 사람들의 자랑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어릴때부터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라는둥 좋은 일을 자랑하는 행동을 나쁜 것처럼 듣고 자랐다. 하지만 좋은 일을 자랑하는 행위는 절대 나쁜게 아니다. 오히려 권장할만한 행동이다. 그 사람들의 후기를 본 후 기부를 다짐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자유를 유지하는데에는 반드시 비용이 소요된다. 그것이 국가든 도시든 개인이든 마찬가지다. 헨리 베이비드 소로의 대표작 <월든>에서 소로는 일상을 탈출하여 극도의 자유를 얻었지만, 반대로 자유를 제한당하기도 했다. 산 속에서는 당장 밤에 불 피울 뗄감부터 구해야한다. 도시에서라면 비용을 지불하고 등유를 사거나 뗄감을 사면된다.
요즘 젊은이들 중 일부는 어디서 배웠는지 허무주의에 깊게 빠진 것 같다. 돈은 쓰고 싶은데 일은 하고싶어하지 않는 듯 하다. 바꿔 이야기하면 자유는 얻고싶고 일은 하기 싫어하는 것이다.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나지 않은 일반인이 자유와 부를 함께 얻는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화이트컬러만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대인이라면 모름지기 넥타이에 정장을 빼입고 서류뭉치에 노트북이 든 가방을 들고다니면서 어려운 전문용어를 써가며 높은 연봉과 좋은 차를 타는것만이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월스트리트까지 갈 필요도 없이 여의도 증권가에서 며칠만 지내보면 그들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일하고 일상에 여유가 없는지 알 수 있다. 오히려 여유로운쪽은 농부, 어부, 배관공, 청소부 등이다. 즉, 여유를 얻으려면 돈을 포기하던지, 아니면 여유를 포기하던지 둘 중에 하나를 해야한다. (만약 원한다면, 파트타임 일자리처럼 중간 단계도 만들 수는 있다)
직업에 귀천이 있니없니하는 이야기를 하고싶은건 아니다. 어떤 일이건, 일이라고 하는 것은 신성한 것이다. 당신이 저녁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이유는 누군가가 일을 하기 때문이 아닌가. 아무도 쓰레기 치우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바로 당신의 침대 옆이 쓰레기장이 될 것이다.
완벽한 자유를 얻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도 살아있는 한 100% 돈에 무관한 삶을 살 수는 없다. 훌륭한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합당한 비용을 지불해야한다. 많은 자유를 원할수록 더 많은 비용을 각오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