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되는법

'부'와 문제해결

by 남시언

요즘에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일부 작가들 사이에서는 우스갯 소리로 부자되는 방법의 정답이라고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어떻게 하느냐면,

"부자되는 방법이라는 책을 쓴다 → 이런류의 책은 상당히 잘 팔리기 때문에 그 책으로 돈을 번다 → 부자가 된다" 는 코스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고 싶을 때엔,

"부동산으로 부자되는 법이라는 책을 쓴다 → 책을 팔아 돈을 번다 → 그 돈으로 부동산을 산다 → 실제로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다" 뭐 이런 흐름이다.


비단 부동산 뿐만 아니라 주식이나 창업, 블로그 등 돈이 될법하고 사람들에게 항상 인기있을법한 주제면 뭐라도 가능하다는게 그 이야기의 핵심이었다.


이 흐름의 포인트는 아무리 근거없이 뜬구름잡는 이야기를 하더라도 관계없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부동산으로 부자되는 법에 대한 책은, 아마추어가 썼다면 전문가들로하여금 큰 비판을 받겠지만 그들은 소수일 뿐이며 대다수의 독자,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80% 이상의 돈을 지불하는 고객들은 책의 이야기가 사실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그 분야에 대해 전문지식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그 말은 신빙성을 가질 수 있으면서 동시에 책도 많이 팔아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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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라고 하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라서 얼마가 있어야 부자인지를 이야기하는건 까다로운 문제다. 부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리스크를 감수한다는 조건이라면) 돈 자체가 돈을 벌어들이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 모든걸 종합해볼 때, 부자가 되려면 부가 있어야한다는 뜻이다. '부'를 얻기 위해 '부'가 있어야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돈을 버는 방법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은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이다. '일'이라고 하는걸 세부적으로 쪼개보면, 어떤 일이든지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주는거라고 볼 수 있다. 보일러공은 보일러를 수리할 수 있지만 나는 보일러를 고치지 못한다. 전기기술자는 안전한 전기 연결을 보장해주지만 나는 전선 색깔도 구분하기 어렵다. 어떤식으로든 다른이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어야 그게 '일'이 되고 '돈'이 되는 것이다. 만약, 어렵고 까다로우면서도 큰 돈이 오가는 일에 대한 문제해결이라면, 그 일을 하는 사람도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에는 시간과 정보가 돈이 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시간을 아껴주거나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일에도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은 있다는 뜻이다. 시간을 아껴주는 일은 예를들자면, 청소나 이삿짐센터, 운전기사 등이 있겠고, 정보 전달은 전통적으로 책이나 잡지, 신문 등이 대표적이다.


정보가 돈이 되는 이유는 뭘까? 시장경제는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정보에 목말라한다고 볼 수 있다. 가령, (실제로 가능한지는 관계없이) 내일 무조건 오르는 주식 정보를 내가 알고 있다면?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숨은 식당을 내가 안다면, 사람들은 비싸고 맛 없는 식당에서 돈을 손해보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커피 한 잔을 단돈 100원이라도 더 저렴하게 구매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는 어떨까? 오늘날에 정보라고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지갑과 맞닿아 있으므로 내가 어렵게 구한 정보와 노하우를 판매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은 지식 서비스이고 과거 피터 드러커가 이야기한 '지식 노동'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문제의 해결책으로 반드시 원인 해결을 해줘야하는건 아니다. 그들의 심리를 만족시켜주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비용을 지불한다. 부자되는법이라는 책도 따지고보면(그 내용과는 무관하게), 손쉽게 부자가 되고싶은 사람들의 심리와 욕망을 저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로또 복권을 통해 100% 확률로 돈을 버는 방법은 로또 복권을 사지 않는 것이다. 카지노에서 돈을 버는 법은 카지노 딜러와 머리싸움을 하지 않는게 된다. 이걸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생각하면, '로또 복권으로 돈 버는법'이라는 정보를 발산함으로써 돈을 벌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암암리에 로또 번호를 문자로 보내주는 사업이 있다고한다(그게 맞을리는 절대로 없다).


로또복권 가게 중 어떤 가게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는 반면 어떤 가게는 파리만 날리는데 그 이유는 뭘까? 잘 되는 가게는 항상 잘되고 계속 잘되는 반면에 안되는 가게는 계속 안되는 현상이 있다. A가게에서 1등이 운 좋게 한 번 나왔다고 해보자. 그러면 그 가게는 1등이 나왔다는 현수막을 대문짝만하게 걸어놓고 홍보를 할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다른곳보다는 A가게에서 복권을 살 것이고 A가게는 이전보다 더 많은 복권을 판매하게 된다. 복권은 숫자로하는 확률이기 때문에 복권을 많이 판매할 수록 그 가게의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이론적으로 로또 복권 1등 당첨 확률이 800만분의 1정도 된다고 쳤을 때, A가게에서 800만장을 판매한다면 매주 1등을 배출하는 엄청난 가게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즉, 로또복권을 판매해서 돈을 벌고 싶다면 먼저 로또복권을 많이 팔아야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팔 것인가? 여기서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돈을 벌 수 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부자되는 법은 문제해결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항상 문제 투성이의 삶을 산다. 당장 1시간 뒤에 점심으로 무슨 메뉴를 먹을지도 문제다(나도 지금 이 문제를 겪고 있다). 돈을 벌고싶다면 다른 사람의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어야한다. 그럴려면 실력이 훌륭해야하므로, 자신의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과 전문지식을 갖추는게 우선이다. 아마추어적이고 일을 대충하는 사람에게 돈을 지불하는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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