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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시언 Feb 16. 2019

마케팅은 인식의 전쟁

맛있는 콜라 VS 맛있다고 알려진 콜라


마케팅이라는 용어는 이제 너무 흔해져서 더 이상 신선하고 재미있지 않습니다. 마케팅이란건 그저 돈이 많이들고 어렵고 지루하며 너무나도 복잡해서 엄청난 분량의 뭔가를 공부해야할 것만 같은 인상을 줍니다. 그러나 마케팅을 경제활동에서 빼놓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더 좋은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두 개의 콜라가 있습니다. 하나는 정말로 맛있는 콜라이며 또 다른 하나는 맛있는걸로 알려진 콜라입니다. 1번 콜라는 정말 맛있는 콜라이고 2번 콜라는 모두가 맛있다고 말하는, 심지어 나 조차도 맛있다고 알고있는 콜라입니다. 두 개 중 반드시 하나만 먹을 수 있다면 여러분들은 어떤걸 고르시겠습니까?


대부분의 소비자들 선택은 2번입니다. 실제로 모두가 맛있는 콜라라고 알고 있는 콜라가 훨씬 맛있게 '느껴'집니다. 또는 맛있다고 '인식'합니다. 두 제품을 놓고 비교할 때 실제로 맛의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소비자라면(대다수의 소비자들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닙니다), 그들은 어떤 '인식'이나 '느낌'으로 지갑을 엽니다. 꼼꼼하게 따져보고 구매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맛집을 갈 때 그 가게의 주방 청소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보통의 소비자들은 심지어 가게 이름조차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대신 'OO빌딩 앞에 있는 짬뽕 맛집'이라고 말합니다.)


소비자에게 '인식'이나 '느낌'을 줄 수 있으면 약간의 품질을 손해봐도 좋습니다. 품질 차이는 크지 않지만 인식 차이는 크게 작용하니까요. 다시 말해서 실제 품질 또는 실력보다 그 품질이나 실력을 가지고 있는걸로 알려지는게 훨씬 중요합니다. 



여러분들이 제 글을 읽고 구독 버튼을 누르고 좋아요와 공감 버튼을 누르는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여러분들이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감정은 오직 글 자체에서만 우러나오는건 아닙니다. 책 3권을 낸 작가의 글과 오늘 처음 가입한 사람의 글은 똑같은 글이라고하더라도 감정 분야에서는 완전히 다른 글이 됩니다. 파워블로그 뱃지가 반짝거리면서 하루 방문자 8,000명이 넘는 블로그의 글과 누가봐도 방금 만든 블로그의 글은 똑같은 글이어도 아예 다른 내용입니다.


항상 손님이 줄 서 있고 인스타그램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후기가 올라오는 식당과 테이블이 텅 비어있는 식당에서 똑같은 고기를 팔아도 매출은 수십배 차이 날 것입니다. 식당 사장님들은 음식이 맛만 있으면 언젠가는 손님이 몰려들 것으로 상상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맛있어서 성공한 식당 이름을 여러개 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맛있었지만 망한 식당 이름도 수없이 나열할 수 있습니다. 


실제 맛보다 더 중요한건 맛있다고 알려지는 것입니다. 모두들 맛있다고 하는 식당, everybody knows일 때 소비자가 찾아갑니다.


그렇다고해서 품질이나 제품 또는 서비스 자체가 터무니없을만큼 허접해서는 안됩니다. 품질은 당연히 좋아야합니다. 서비스도 가능하다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하죠. 경영자나 자영업자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지점은 '품질만 좋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품질이 가장 좋았음에도 더 이상 기억나지 않는 브랜드는 셀 수도 없을만큼 많습니다. 페라리가 모닝보다 객관적으로 수백배 이상 더 좋은 기능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걸 다른 말로 부르는게 브랜드입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브랜드를 만드는건 매우 중요하며 그 브랜드를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마케팅입니다. 


코카콜라는 콜라 제품 중 하나일 뿐이지만, 어디서건 '코크'라고 말하면 콜라를 먹을 수 있습니다. 애플은 전자제품과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지만 창의성의 상징으로 통합니다. 인스타그램은 수 많은 SNS들 중 하나이지만, 세계 최대의 감성 메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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