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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시언 Feb 06. 2019

글쓰기의 치유 효과

글쓰기를 해야하는 이유

사람들은 글쓰기라고하면 고개부터 젓는다. 글이란건 딱딱하고 지루하고 재미도 없고 잠만 오는, 그러니까 몹시 아날로그적이면서도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에서 사람들은 글쓰기를 하지 않는다.


서른 중반이 넘도록 연애를 못해본 모태 솔로인 내 친구 녀석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는 남자라면 모름지기 돈이 많거나 잘생기거나 몸이 좋아야한다는 잘못된 인식이다. 서른 중반인 남자가 돈이 많아봐야 얼마나 많을까? 물론 많으면 좋겠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의미다. 


외모의 가치는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떨어진다. 체력과 정력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다듬어지고 빛나는 특성이 있다. 명석할수록 원하는걸 얻기가 쉬워진다. 


글을 쓰게되면 얻어지는 장점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한가지만 꼽자면 바로 말과 연결된다는거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백이면 백 글도 잘 쓴다(하지만 여기에서 말을 잘한다는것은 여러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반대로 글을 잘 쓰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말도 잘한다. 말과 글은 별개가 아니라 연결되어있다. 


상대방이 얼마나 뛰어난 인물인지 알고싶다면, 그 사람이 쓴 글을 보면 된다. 맞춤법 하나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훌륭한 실력을 발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글쓰기의 여러 장점들은 차지하고서라도 우리가 글쓰기를 해야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글쓰기는 치유 효과가 있다. 자신을 정화해주고 생각을 정리할 여유를 제공한다. 


심성이 예민하고 감수성이 넘치며 광고나 예능 프로에서조차 조금만 감동적인 씬이 나오면 목이 먹먹해지는 사람, 생각이 많고 사람들과의 관계에 힘들어하며 여리고 연약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글쓰기를 할 필요가 있다. 


글쓰기라고해서 거창하게 하라는것은 아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다이어리에 일기를 쓸 수도 있고 자신의 블로그를 만들어서 오늘 있었던 일들을 짧게나마 정리해볼 수도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모닝 페이퍼'를 쓰거나 포스트잇에다가 뭔가를 끄적거려보는 것도 좋고 아늑한 분위기의 커피숍에서 따뜻한 음료 한 잔을 곁에 두고 그 커피숍의 휴지에다가 짧은 시를 지어보는 것도 글쓰기다. 남들이 내 글을 보는게 두렵다면, 자신만이 볼 수 있는 스마트폰 메모앱에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조금씩 적어나가면 된다. 


모든 글이 꼭 저널리즘을 기반으로한 기사나 논문, 장편 소설, 노벨문학상을 받을만한 기념비적인 저서가 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언제라도 쓸 수 있고 또 써야한다. 글쓰기는 치유를 해주기 때문이다. 그럼 누구를 치유해주나? 독자 이전에 제일 먼저 글쓴이를 치유해준다. 글쓰기 테라피는 자기가 자신을 치유한다는점에서 (비밀을 지킬 수 있으므로) 가장 저렴하면서도 안전한 회복 방법이다.


우리는 삶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상처를 입는다.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듯 다른 사람도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상처받지 않고 산다는건 거의 불가능하다. 인생이란건 원래 상처 투성이인법이다. 상처를 애초에 예방할 수 없다면, 중요한건 생채기를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지다.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그(그녀)를 위해 시간을 내어 손으로 편지를 쓴다는 것. 아날로그틱하고 촌스럽지만 가장 감성적이고 인간적인 방법일 것이다. 모태 솔로 내 친구 녀석이 좋아하는 이성에게 추파를 던지고 맛있는 음식이나 비싼 선물로 마음을 사려고 시도하던 시간에 차라리 그녀를 위해 편지로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면 성공확률이 조금은 높았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글을 쓰다보면 걱정거리가 별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엄청 고민하던 문제점을 노트에 적다보면 해결책을 발견할 수도 있다. 나는 인생을 비관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추천해주고싶은 치유 방법으로 글쓰기를 꼽는다. 주변에 감사하는 사람에게 짧은 편지를 보내보자. 자신이 얼마나 많은 도움과 사랑을 받고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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