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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시언 Apr 01. 2019

제목을 짓는 요령

제목의 중요성

"제목이 가장 중요합니다"


당신이 작가 수업을 듣거나 크리에이티브 관련된 교육을 받는다면 제일 첫 시간에 배우는 주제가 바로 제목에 대해서다. 작가든 기자든 심지어 블로거나 유튜버까지 포함해서 제목이란 게 있는 콘텐츠에서는 다른 것보다 제목이 중요한데, 전체를 100이라고 쳤을 때 제목이 최소 50은 담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목이 왜 중요할까? 


제목은 보통 자극적이게 짓는다. 이건 출판사에서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작가 스스로 그렇게 짓는 경우도 있다. 제목은 가능하면 자극적이게, 말초신경을 자극하도록, 문제가 많도록, 호기심을 유발하고 직관적으로 짓는 게 법칙이다. 내용과 어느 정도만 연계성이 있다면, 제목은 가능하다면 최대한 자극적이어야 한다.



제목은 콘텐츠의 이정표


평범하면서 고급스럽지만 아무도 보지 않는 글 vs 자극적이고 신경자극적이면서 다양한 논란이 예상되지만 많은 사람이 보는 글. 어떤 게 더 좋은 걸까? 후자다. 아무도 보지 않는 글은 그것이 다이아몬드 같은 글이라고 해도 콘텐츠적으로 쓸모를 가지지 않는다. 한마디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떤 형태의 콘텐츠든 보는 사람이 없다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보통 글쓰기에 좀 자신 있다고 스스로 평가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공개된 공간에 글을 쓰면 무조건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자만하는 경향이 있다. 이건 초보 작가들이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로 오만에 가깝다. 쉽게 이야기해서 초보 작가일수록 본인이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써놓은 글을 읽어보면,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형편없고 가독성은 달나라에 가있는 데다가 당연히 재미도 없다. 결국 인기를 끌지 못한다. 메시지도 찾아보기 힘들다. 시간을 들여 읽어봐도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알 수 없는 글들이 셀 수도 없을 만큼 많다.


아무도 보지 않을 법한 글을 왜 쓰냐는 질문에 그들은 보통 '나는 남들이 보라고 글을 쓰는 게 아니다'라고 답변한다. 이건 여우의 신포도다.


남들이 볼 필요가 없는, 혼자만의 글이라면 왜 공개된 공간에 시간을 들여 글을 쓸까? 일기장이나 다이어리, 아니면 비공개로 글을 쓰는 방법도 있다. 자신만이 볼 수 있는 스마트폰 메모장에 자신의 일기를 오래도록 기록하는 사람도 나는 많이 알고 있다. 


공개된 공간에 글을 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남들에게 보여주는 글을 쓰는 것이다. 그러려면 다른 사람(단 1명이라도 더)에게 더 많이 노출되어야 한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글을 더 많이 노출하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 제목을 잘 짓는 것이다. 제목을 잘 짓기 위해서는 훈련과 경험이 필요하다. 제목이 50은 넘기 때문에 제목만 잘 지어도 절반은 성공인 셈이다. SNS에 쓰는 마구잡이 글조차도 제목은 있어야 한다. 저널리즘을 공부한 작가나 기자들은 제목 짓기에 능숙해서 어떤 글을 써도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제목은 전체의 요약이자 독자들이 이 글을 읽을지 말지를 결정하는 단 하나의 이정표다. 제목에서 흥미를 끌지 못하면 내용이 아무리 좋다고 한들 읽는 이 가 없을 것이다. 


글 한 편을 쓰는 시간이 30분이라면, 제목을 짓는 시간이 최소 15분, 아니면 20분은 차지해야 한다. 그만큼 제목이 중요하다. 제목을 제대로 짓지 못하면 결코 글쟁이로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요즘에는 글쟁이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터들도 제목 짓기에 열중이다. 글쓰기 관련된 책과 카피라이팅에 관한 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된다.


출판사에서는 다양한 경험과 안목을 갖추고 있으므로 책 제목을 지을 때 출판사 담당자의 의견을 수렴해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기자라면 편집장이나 데스크에서 제목을 어느 정도 컨트롤해준다. 검수 과정이 없는 블로그나 유튜브, 브런치 등 1인 미디어에서는 어떨까?


개인이 하는 매체는 전문 카피라이터를 고용할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제목을 잘 짓도록 성장하는 방법뿐이다. 인기 있는 글들을 많이 보고 그들이 왜 이런 식으로 제목을 지었는지 공부를 해야 한다. 제목을 잘 짓는 법에 대한 책들도 서점에는 많이 나와있다.


인기 있는 콘텐츠의 제목 구조


나는 초보 블로거 때 인기 있는 글을 너무 쓰고 싶었다. 제목을 이용해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 연구하기 위해 포털 메인에 걸린 블로그 글들을 오래도록 모아서 제목들을 분석하고 주요 키워드들을 정리해본 적이 있다. 내가 여기에서 알아낸 사실은 대부분의 제목에는 약간의 패턴이 있고 자주 사용되는 단어가 있으며 주제에 따라 많이 사용되는 문장 구조가 있다는 것이었다. 


'OOO 하는 방법 10가지'

'내가 OOOO 한 이유'

'XXX가 OOOO이라고?'

'OOO은 YYY로...'

'왜 OOOO 할까?'

이런 패턴들이다. 


제목은 보통 30자 이내로 압축해서 쓰는 게 일반적이지만, 조금 더 길어져도 관계는 없겠다. 콘텐츠에서 제목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인터넷 콘텐츠의 로직을 만들 때에도 적용된다. 실제로 HTML<title> 태그는 검색에 큰 영향을 준다.


제목을 짓는 요령은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제목을 많이 지어봐야 한다. 제목을 많이 지어보려면 글을 많이 써야 한다. 효과적인 제목을 지을 수 있다면, 당신의 글도 다른 사람 못지않은 인기를 얻을 수 있다. 3줄짜리 일기에도 제목을 달아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셀카를 올릴 때에도 제목을 지어보자. 일상에서 연습하는 게 제일 좋은 공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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