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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시언 Sep 01. 2019

콘텐츠로 돈을 버는게 어려운 5가지 이유

콘텐츠 수익의 환상 깨기


나는 콘텐츠로 돈버는걸 매우 어렵다고 소리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주변에 실패자는 너무나도 많아서 이름을 다 거론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뭐? 보람이는 라면만 먹어도 1억을 번다고?'

'아 씨X, 나도 이딴 더러운 직장 때려치고 유튜브나 할까'


혹시라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시원한 맥주 한 잔 하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다시 일상에서 열심히 일하길 바란다. 콘텐츠로 돈버는건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콘텐츠 업계에 뛰어들고 있다. 요즘 초등학생들 장래희망 1위가 콘텐츠 크리에이터다. 여기에는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명실공 콘텐츠의 시대라는점,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활동 영역이 넓어지는점, 대중들의 인기가 방송국이 아니라 플랫폼에서 나오고 있다는점, 누구나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점, 그리고 크리에이터들이 돈을 많이 번다는 사실이 많이 알려졌다는점 등.


콘텐츠 제작자들 중 고수익을 올리는 사람은 비중으로 따졌을 때 매우 소수이며 그 밑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은 최저임금도 안되는 돈으로 겨우 먹고 살고 있다. 콘텐츠 업계야말로 소득불평등이 가장 심한 업계가 아니던가?


콘텐츠 업계는 무서운 곳이다. 1등이 거의 모든걸 차지하고 2등과 3등은 나머지 일부를 차지하며 그외에는 아주 작은 부스러기들만 주워먹어야한다. 어디에서 많이 보던 장면 아닌가? 그렇다. 바로 정글이다. 여기는 피지컬과 재능이 동시에 필요하며 그런것들을 가지지 못했다면 압도적인 노력과 투자가 요구된다. 당신이 상대적으로 외모가 훌륭하거나 목소리가 엄청나게 좋거나 노래를 아주 잘 부르거나 뭔가에 천재적 재능이 있다면, 콘텐츠 업계에서 아주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것이 없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며 이건 다른 분야 대비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당신이 만약 취직을 준비하는 젊은이인데 취직이 잘 안되는 바람에 도피성으로 콘텐츠 플랫폼을 시작하고자한다면, 그건 세상에서 가장 나쁜 선택이 될 것이다. 내 관점에서는 콘텐츠 업계에서 성공하는 것보다 취직이 훨씬 쉽다.


나는 오래전부터 콘텐츠로 돈을 버는게 어렵다고 주장해왔지만 요즘에는 특히 더 많은 사람들이 콘텐츠로 돈을 버는게 쉽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콘텐츠로 돈을 버는게 어려운 이유 5가지를 정리하였다.


종류가 많고 계속 변한다


콘텐츠는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움직인다. 블로그가 인기였다가 인스타그램이 인기였다가 유튜브가 인기를 끌더니 넷플릭스가 가정집에서 재생된다. 요즘 유튜브에는 방송사들이 너도나도 TV 프로그램을 올려대는통에 TV가 없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은 시대다. 콘텐츠의 종류는 세부적으로 나누면 아주 많으며 대세 매체는 기술적, 문화적 변화에 따라 같이 바뀐다.


예를들어 당신이 만화가라고 할 때, 과거처럼 단행본을 낼 것인지, 웹툰으로 연재를 할 것인지, 모션그래픽으로 만화를 움직이도록 만들어서 애니메이션처럼 만들 것인지를 결정해야한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든다고 하더라도 TV로 내보낼 것인지, 극장판으로 만들것인지, 유튜브에 시리즈로 올리고 광고수입을 얻거나 머천다이징을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하고 거기에 맞는 포맷과 전략을 짜야한다. 어떤게 가장 좋을까? 이건 너무나도 어려운 문제라서 최소 30일은 고민을 해보는게 좋을 것 같다. 때로는 밤 잠을 설쳐야할 수도 있다. 


어떤 전략과 포맷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그래서 자신의 콘텐츠가 있다고 하더라도 포맷을 정하는 일 자체가 아주 어렵고 정답이란게 없기 때문에 이걸 고민하다가 세월 다 간다. 


당신이 글쟁이라면, 브런치에 글을 쓸 수도 있고 블로그도 있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도 있다. 아니면 글을 그래픽으로 만들어서 영상으로 제작한 다음 유튜브에 올릴 수도 있으며 그걸 읽어주는 팟캐스트를 만들 수도 있고 웹툰 스토리를 쓰거나 그냥 전통적인 방식으로 책을 쓸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한정적이므로 모든걸 다 취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걸 골라야할까?


진입장벽이 없거나 낮다


평범한 일반인이 블로그나 유튜브를 시작하는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누구나 당장이라도 시작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떤걸로 시작해야할까? 주제는? 콘텐츠 제작 주기는? 톤앤매너는 어떻게? 촬영은? 편집은? 자막은 어떻게 넣지? 나는 글도 잘 못쓰는걸?


이런 생각이 들면 이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찾아보게된다. 우리가 찾을 수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우 잘하는 것처럼 보이며 눈으로 보기에 그건 아주 쉬워보인다. 


'에이~ 저정도는 나도 하지'


금연에 실패하는 사람들 중 대다수가 마음만 먹으면 담배를 끊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남들이 하는건 언제나 쉬워보이기 마련이다.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 말이다.


콘텐츠 제작에 진입장벽이 없다는 뜻은 나에게도 기회가 있지만, 다른 이들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뜻이다. 기회는 모두에게 있다. 진입장벽이 없으므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치열한 경쟁은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이건 콘텐츠 시장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콘텐츠 업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기회가 모두에게 있다는 말은 바꿔 말하면, 나보다 더 재능있고 잘생기고 목소리 좋고 훌륭한 사람이 나의 경쟁자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한 명이 아니라 수십, 수백, 수천명 이상이라는 뜻도 된다. 이런 치열한 경쟁속에서 내가 살아남을 방법은 나를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외에는 찾기가 어렵다. 즉, 공부를 하고 자기개발을 해야한다. 


띠용? 콘텐츠로 돈을 버는게 쉬워보여서 이쪽으로 왔는데 훨씬 더 어려운 일을 겪어야한다고? 

그러다가 결국 포기하게 된다. 


기간이 아니라 경험치가 경력이다


기간으로 경력을 정하는게 아니라 경험치로 경력을 정하는 이유는 콘텐츠 매체는 기간과는 별 상관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블로그를 오픈하고 글을 하나도 쓰지 않은채 10년간 유지한다면, 기간은 10년이지만 경험치는 0이다. 따라서 콘텐츠 업계에서 원하는걸 얻기 위해서는 기간이 중요한게 아니라 경험치가 중요하다.


콘텐츠 제작에 갓 입문한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나는 유튜브 한지 6개월이나 지났는데 왜 구독자가 10명 뿐일까?" 여기에서 포인트는 6개월이 아니라 그 6개월 동안 몇개의 동영상을 만들고 올렸느냐 또는 하나의 영상이 얼마나 고퀄리티냐에 따라 결과가 다른것이지 6개월이 중요한게 아니란 점이다.


기간이 아니라 경험치로 경력을 인정받아야하는 업계 특성상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했던 거의 대부분의 활동과는 다른 개념이 필요하다. 이 개념을 바꾸는것은 매우 어려우며 나이가 들수록 더 어려워진다. 콘텐츠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을 얻는게 까다로운 이유다. 


지금까지 여러번 강조했지만, 블로그에서 성공한 사람이 SNS나 유튜브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SNS에서 성공한 사람이 블로그나 유튜브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다. 그들은 콘텐츠 경험치를 대단히 높게 쌓아두었기 때문에 플랫폼을 옮기면서 콘텐츠 종류가 살짝 바뀌는 것이지 콘텐츠 제작을 처음 시작하는게 아니다. 백종원씨가 유튜브에서 빠르게 구독자를 모은 이유는 아주 오래전부터 요리를 콘텐츠화해왔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백종원씨가 유명해지기 훨씬전부터 요리책과 자영업 관련 책을 꾸준히 출간해왔다는걸 아는 사람은 드물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


이 말을 빨리 이해하는걸 강력하게 권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우리가 콘텐츠로 돈을 벌려면, 그 콘텐츠가 다른 사람에게 어떤식으로든 도움이 되어야하며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어야한다. 예를들어 홍보가 되어서 실질적으로 매출이 오르거나 브랜드가 생기거나 입소문을 타도록 유도해주거나 맛집으로 인정받도록 만들어줘야한다.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궁금했던 내용을 해소시켜주거나 고객이 하지 못하거나 하기에 까다로운 일을 돈을 받는 조건으로 대신 해줘야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그 일을 쉽게 하는것처럼 보인다면, 아마도 그 사람이 그 일을 매우 잘하고 있을 확률이 대단히 높다. 세상에 쉬운 일이라고는 돈 안되는 일들 뿐이다. 


유튜브를 시작하는 사람들 중 절반이 왜 3개월 안에 그만둘까? 작가수업을 받은 사람들 중 30% 이상이 수업이 끝난 후 3년이 지나고도 책을 못 쓴다. 책은 커녕 원고 완성 자체가 안된다. 


어떤 일을 만만하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특히 콘텐츠 업계는 더욱 그러하다. 콘텐츠는 우리가 상상하는 어떤 아이디어를 눈에 보이는 현실로 구체화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는건 사실 매우 어려운 일이며 불과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들만의 영역이었다. 


콘텐츠 제작은 재미없다


어떤 콘텐츠든 콘텐츠를 만드는게 재미있겠다고 추측한다면, 나는 그건 환상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콘텐츠 제작이 재미있을 때는 그걸 취미로 할 때 뿐이다. 단순히 여행을 하는것과 여행 책을 쓰는건 차원이 다른 경험이다. 그 지역의 여행 책을 쓰면서 세 달동안 여행하는게 과연 매번 즐거울까? 가끔 재미로하는 운동은 아주 재미있을 수 있어도, 건강과 좋은 몸매 유지를 위해서는 식단을 조절하고 매일같이 지루하게 아령을 들어야한다.


돈이 되는 콘텐츠란건 내가 콘텐츠를 만들면 누군가가 나에게 돈을 준다는 뜻이다. 돈을 주는쪽은 당연히 나에게 이런저런 주문을 할 것이고 그걸 최대한 수용해야한다. 


당신이 아무리 글을 잘 쓴다고 하더라도 책을 내려면 출판사로부터 이런저런 수정 요청과 책 제목에 관한 심도있는 토론을 거쳐야한다. 이건 아주 지루하고 재미없는 작업이며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많이 나게 된다.


당신은 사진가인가? 모델이 요구하는 다양한 요구조건을 거의 대부분 수용해야하며 턱을 깎아달라면 깎아줘야하고 피부 보정도 해줘야한다. 고객은 당신이 최선을 다한 결과물에 딱 두 배에서 세 배 정도 되는 결과물을 원한다. 


만약 당신에게 압도적인 플랫폼 파워가 있다면 얘기는 조금 달라진다. 예를들어 당신이 파워블로거라거나 100만 유튜버라면, 협찬사나 광고주의 주문을 역으로 설득할 정도의 위치는 될 것이다. 그러면 콘텐츠 제작이 즐거울까? 정답은 아니오. 파워블로거나 100만 유튜버가 되기까지의 과정이야말로 엄청나게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이다! 그러한것들을 참고 버티고 거쳐왔기 때문에 그 사람이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콘텐츠 제작을 돈을 목적으로 시작하기 보다는 취미 목적이나 재미 목적으로 시작하는걸 권장한다. 직장을 그만두고 플랫폼에 올인하는건 거의 대부분 나쁜 선택이다. 콘텐츠로 돈벌기는 쉽지 않으며 오히려 아주 어렵다. 작은것부터 취미로 시작하는걸 추천한다. 대신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면서 꾸준히 한다면, 그리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개발하면서 부지런하게 활동한다면 콘텐츠로 원하는걸 얻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여러분이 만약 유튜브를 시작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면, 캐즘 이론 관점에서 정리한 당신이 유튜브를 해야하는 이유에 대한 영상을 봐주시길 바란다.


https://youtu.be/3yCm9c8Mp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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