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좀 해라

1년동안 책 한 권 안 읽는 사람들

by 남시언

요즘에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 극히 소수다. 서른이 한참넘은 나이에도 공부에는 관심없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정말 공부를 안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공부란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자기 인생을 위한 공부다. 1년동안 책 한 권 읽지않고 신문 한 장 읽는법이 없다. 그들은 TV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온갖 가십거리 뉴스들을 줄줄 꿰면서 시간을 보내지만 정작 자기가 뭘 원하고 자신이 지금 무얼하고 있는지는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인 연예인 걱정과 그들의 이야기로 대화를 이어가지만 일주일만 지나면 그토록 열 올리던 주제조차 잊고만다. 쌓이지 않는 지식과 쓸모없는 논쟁으로 세월을 허비하면서 위로적이고 향락적인 것들을 좇는다. 위로만 받아서는 몇 년이 지나도 성장할 수 없다. 성장에는 필시 고통과 피나는 노력이 동반된다.


워낙 공부를 안하기 때문에 뭔가를 스스로 알아보고 조사하는 능력까지 퇴화한 듯하다. 그들은 마치 자기 인생을 누군가가 인도해주기만을 기다리는 마네킹처럼 살아간다. 정답을 갈구하고 다른 사람들의 성공과 발전을 부러워하는 한편으로 시기질투하지만 정작 노력하는건 싫어한다. 당장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지도 못한다. 출근시간이 겨우 임박해서야 눈을 떠서 지각하기 직전에 사무실에 도착하는 사람에게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세상을 공부하는건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나는 학창시절에는 공부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사회에 나와서는 관심이 많아졌다. 나는 정답을 맞추는 게임을 싫어했고 색다른 방향이나 나만의 정답을 찾는걸 좋아했다. 게임으로 치자면 정답이 단 하나인 방 탈출 게임보다는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 시티빌이나 롤러코스터타이쿤 같은 자유도가 높은 게임을 선호하는 것이다. 나는 요즘에도 열심히 공부하려고 노력한다. 잠자기 전 독서는 습관이고 아침에 일어나 글을 쓰는건 일상이다.


사람들보고 공부를 좀 하라고 이야기하면 이런 대답이 되돌아온다.

"공부하면 뭐 월급이 오르니? 돈이 생기니?"

이들은 맹인의 눈으로 인생을 바라본다. 그러면서 '내 인생은 왜 이래'라는 핑계를 일삼는다. 경제적인 관념이 없으므로 사기당하기 딱 좋다. 삶은 하루 이틀 사이에 결판나는 게임이 아니다. 인생은 마라톤처럼 길고 오래간다. 다방면의 지식을 쌓고 상식을 늘리는건 쉽지 않다. 이건 학교 공부나 머리가 좋고 나쁜 것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만이 중요하다.


얼마전 병원에 갔다가 편의점에서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공부도 곧잘했던 녀석이었는데 몇 년간 연락없이 지내다가 반갑게 만난 것이다. 잠시 대화를 나누면서 물어보니 병원에서 보조로 일 한지 몇 년 됐다고한다. 그리고는 삼각김밥과 음료수 하나로 급하게 허기를 해결하고 바로 일터로 복귀했다. 그때가 오후 2시였다.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으며 일하는 그 친구의 모습을 보니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그 날 나는 강원도로 2박 3일 여행을 가는 중이었다.


요즘에는 특히 사람들이 공부를 안한다. 항상 화려하고 자극적인 것들이 널려있다. TV 채널이 수십개, 수백개는 되니 지루할 틈이 없고 스마트폰으로 SNS에 접속하면 무한에 가까운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말하자면 공부하기 힘든 분위기의 세상이다. 역설적이게도 그렇기 때문에 공부하는 사람들의 성장은 과거보다 훨씬 더 빠르고 눈에 띈다. 당장 서점에가서 관심가는 책 한 두권만 사서 읽어도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뀐다. 독서는 지혜를 선물한다. 책을 읽는 행위는 역사로부터 인증받은 확실한 공부방법이다.


사람들이 공부를 안한다는건 그만큼 기회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부하는 것만이 살길이다. 학생 때는 누구나 공부를 하지만 사회인일 때는 그렇지않다. 자신이 생각하는 거의 모든 분야의 공부는 책으로 만날 수 있다. 형편없는 인생을 살고싶지 않다면, 시간을 내서 공부를 하자. 무엇보다 새로운 지식을 쌓는 공부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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