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신랑 들이기>, 다와다 요코
독일어와 일본어로 글을 쓰는 다와다 요코 여사의 책을 몇 권 본 기억이 있는데, 그때마다 나는 정말 할 말도 없고, 내가 뭘 읽었는지, 설명하기를 여간 귀찮아하는 자신을 느끼며, 도대체 왜 이런 글을 쓴 것일까? 이렇게 쓰면 그걸 열심히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결국은 보람은 있는 종류의 글이구나, 그래 그런 수지라도 맞아야지 하면서, 이 세상은 참 신가한 것이로구나? 이렇게 여기고 답답한 맘을 무작정 생략하게 된다.
일단은 내가 알고 있는, 즐기는 종류의 문학은 아니라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겠다.
<페르소나>와 <개 신랑 들이기>라는 두 편의 단편으로 이뤄진 이 책의 표제작 <개 신랑 들이기>는 그나마 다와다 요코 책 중에 가장 결말이 확실한 종류였다고 해 두자, 언젠가 끝나겠지 하며 자칫 유치한 문장들, 말도 안 되는 동화와 성인들의 뒷담화 사이에 있는 그런 종류의 문체로, '개 신랑'과 그의 특별한 성적 취향과 그 외 편견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39살 미혼 여성 교사의 사생활을 들여다보게 되는데, 여기에 더해 또 다른 사생활들이 나열되면서 다소 조악한 방식의 접합이지만 이 몽환적인 사실성과 어떤 굳건한 반대항이 존재하여 이 이야기는 작가가 일종의 알레고리를 통해 간접적으로 일본 90년대 중산층의 윤리 같은 거에 딴지를 걸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페르소나>는 더 읽기가 힘든 이야기인데, 독일에서 박사 논문을 준비 중인 미치코와 그녀의 남동생 가즈오를 중심으로 미치코와 그녀 주변의 일본인 사회, 그리고 정신병동에서 일하는 카타리나 등 유럽인들을 등장시켜, 유럽인의 시선에 보이는 한국인, 일본인에 대한 차별적인 의견들을 나열하며, 그런 상념들 때문에 거리에서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미치코의 내면을 막 쏟아내다가, 나중에는 보다 직접적인 일본 가면극의 가면을 들고 나와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듯하는데, 중요하지도 않은(?) 듯한 사족들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미치코와 가즈오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언어들이 굳이 필요할까 싶을 만큼 장황하고, 이렇게 초반에 선취된 문제의식들이 어떤 파장을 낳고 그 결과는 처음의 미치코 또는 가즈오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이런 다이내믹이 없는, 그저 계속 그 자리에서 그곳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주인공의 답답함만을 강요하는 듯해서, 무척이나 읽기 힘들었다고 해야겠다.
그렇다. 나에겐 다와다 요코의 산문 혹은 문체가 뭔가 답답하고 정리되지 않은 듯한 느낌이 커서, 매번 책을 읽을 때마다 뒷 맛이 좋지 않다.
그녀의 모티프나 문제의식, 테마 등은 더없이 이해가 되는데, 그것을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감싸는 과정에서 뭔가 숨길 것도 없는 것을 계속해서 포장하는 듯하거나, 중요한 것도 아닌데 과잉 포장하는 방식으로 박스를 부풀리는 듯한 혐의가 느껴지기 때문에, 도대체 언어를 옮기는 과정에서 이런 주저함도 제스처도 단순한 포즈 이상의 효과를 나타내는지에 관한 의문이 드는 것이다. 별것도 아닌 것인데, 재미도 없는데, 하며 나는 매번 속았다는 느낌만 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