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재즈는 내 삶을 바꿀 수 있었나

<재즈 선언>, 윈턴 마살리스, 제프리 C. 워드

by 사장님의 세계문학

위대한 재즈 아티스트, 트롬펫 연주자 윈턴 마살리스의 <재즈 선언>은 지금껏 내가 읽었던 최고의 재즈 입문서이다.


특히 1장 "스윙하는 기쁨의 발견"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어볼 만한 재즈에 관한 글이다. 2장 재즈의 언어에 대한 설명과 3장, 블루스에 관한 성찰까지, 숨도 안 쉬고 읽힐 만큼 유려하고 특별한 이 책의 내용은 다른 어떤 재즈 관련 책에서도 발견하지 못하는 명문장과 통찰이 빛을 내고 있어서 그간 재즈에 관해 들었던 풍문이나 단편적인 기술적 의미로 조잡하게 뭉쳐져 있던 재즈라는 고정관념을 깡그리 날려줄 만한 명확함을 지니고 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어떤 개인의 감상이나 개인의 기억에 의존한 인상만을 여태 전달받았던 것이다.

어떤 유명한 작가나 대중적인 지명도를 가진 평론가에 의해서 재즈란 이런저런 것이란 의견을 단지 열심히 읽었을 뿐, 그야말로 재즈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뉴올리언스 출신의 거장 윈턴 마살리스라는 인물이 재즈에 대해 이런 글을 썼다는 사실을 여태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나는 이 책을 무려 정독도서관 청소년관에서 발견했다!


평론가나, 작가 혹은 개인의 입장이 아닌, 실연주자이자 뮤지션 본인의 육성을 통해 듣는 스윙과 재즈의 근원적 정서 블루스에 대한 통찰과 설명은 참으로 영롱할 만큼 명쾌하다. 하지만 그것은 어떻게 달라진 것인지 설명하기가 다소 어려운데, 이를테면 흑백 TV에서 컬러 TV로 전환만큼이나 획기적인, 저화소 영상에서 5K 영상을 접한 후 느끼는 시각적 충격과도 같은 강도를 가졌달까.


이 책은 일상의 우연적인 만남을 통해 재즈에 대해 가졌던 단편적인 인상을 떨쳐내고, 재즈 연주자들의 마음가짐 속에서 영위되는 재즈라는 언어에 눈을 떠보라고 종용한다. 새로운 상상력이며 새로운 학습 방법이 아닐 수 없다.


한편 4장을 지나 5장에서는, 윈턴의 개인적인 관점으로 미국 역사를 관통하는 흑인에 관한 민중적인 시선이 어떻게 재즈와 만날 수 있었는지 살펴보게 한다. 해서 다소 지루한 부분들이 섞여 있긴 하다.


배움 혹은 교양이란 이처럼 하나의 저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시작한다. 솔직히 나는 윈턴 마살리스의 음악을 앨범 이름도 하나 델 수 없지만, 앞으로도 재즈가 궁금하거나 재즈에 대한 기호가 더 깊어진다면 다시 이 책으로 돌아와서 감상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재즈의 0도이며 재즈 원론과도 같은 중요성을 지닌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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