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실남실 Apr 12. 2024

자연주의와 모더니즘의 사이 어딘가

비키 바움, <크리스마스 잉어>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리즈는 테마별로 기존에 번역되지 않은 작품들을 위주로 소개하고 있는데 영미권이 아닌 동유럽이나 기타 국가 고전들이 읽을 맛이 난다 


박광자, 익숙해서 괜히 친숙한  독어번역가 이름이 반갑네


60년대 한국 문학을 읽는 듯한 정겨움 그리고 날카로움이 있다 “길“과 ”굶주림”에서는 하이스미스나 조이스 캐럴 오츠를 보는 듯했다 “백화점 야폐”는 손창섭이 떠오른다 “크리스마스 잉어”는 단편 영화를 보는 듯해 눈이 즐거웠다


담백하면서도 수수한 이야기들을 읽는 게 참 오랜만이라

기분도 무척 좋아지는 독서!


문장들

특히 독일어 번역문에서 오는 독특한 호흡이 싱싱하단 느낌


남들이 다 알고 있는 간판 폰트가 낡은 노포를 방문해 한자리 차지하고 앉아 맛난 전통 디저트를 대접받은 기분


“길”과 “굶주림”은 여성화자의 시점과 전지적 작가의 시점이 혼재되어 있는데 상당히 세련되게 구사되어 있어서 생생하면서 처량하고 한편 다부진 느낌이 들었다 아우그스트 잔더의 직업인들을 찍은 듯한 생경한 포트레이트를 발견한 느낌 더할 나위 없이 모던하다


재밌는 이야기를 쓴 작가는 그의 연보를 읽는 재미가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실패한 소설의 맛!?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