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용현 Sep 09. 2016

백수일기 1화

프롤로그 <사직서>

직장 3년 8개월 사직서를 던지다.


"너는 꿈이 뭐니?" 흔한 질문이지만 이에 대한 확고한 답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올해 서른인 나는 이에 대한 답이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꿈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목표는 무엇인지 등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없이 대학시절을 보내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따라 취업을 하게되었다. 


어쩌면 이때 첫 단추를 잘못 꿴 것은 아닐까? 


3년 8개월전 나는 취업을 했다. 인문계에 중위권의 대학을 졸업했고, 특별한 공모전 수상이나 변변한 영어점수 없이 갈 수 있는 회사는 제한적이었다. 수십통의 이력서에도 면접을 본 곳은 손에 꼽을 정도였고, 그마져도 탈락하기 일쑤였다. 졸업 전 마지막으로 넣은 이력서가 서류전형을 통과하여 면접을 보게되었고, 2차 면접 끝에 결국 취업에 성공하였다. 그 당시의 나를 생각하면 조급하지 않은 채로 조급했던 것 같다. 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였으니 직무적성 따위는 생각도 않은 채 무작정 취업을 하게 된 것이다. 주변 친구들이 하나 둘 취업을 하고 졸업이 다가오니 혼자서 불안했던 모양이다. 그렇게 직장생활에 적응을 해가고,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인 독립에 익숙해질 때 즈음 불쑥 나의 고민은 시작 되었다. 지금 내가 하고있는 일을 평생 할 수 있을까? 이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일인가? 그렇지 않다면 대안은 있는가? 진로와 미래에 대한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속을 뒤덮고, 반복되는 업무 스트레스와 매너리즘이 극에 달하였다. 그리고 그 고민에 대한 답으로 나는 퇴사를 선택하였다. 수 많은 사람들이 수 많은 이유로 퇴사를 결심한다. 


내가 퇴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3가지다. 

1. 이 일을 할 때 행복하지 않다.

2. 남의 돈을 벌어주는 일에 회의감이 들었다.

3.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흔히 일, 사람, 보상 중 한가지만 맞는다면 직장생활을 유지 할 수 있다고들 한다. 나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좋았고, 보상도 어느 정도 만족하였지만, 일 자체에 대한 불만족과 그 일에 대한 어떠한 의미도 찾을 수 없었다. 이런 부분이 사직서를 제출하게 만들었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과정속에 이 글을 쓰고 있다. 정말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들이 본다면 배가불렀다고 할 수도 있을 법하다.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타인은 나의 경험을 온전히 해볼 수 없기 때문에 내가 느끼는 것을 똑같이 느낄 수는 없다. 같은 이유로 나의 글을 보는 사람들도 그들만의 시각으로 이 글을 해석할 것이고, 저마다 받아들이는 점이 다를 것이다. 내가 의도한대로 해석되어지지 않을지라도 이 글이 누군가에겐 용기가, 또 다른 누군가에겐 공감과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영화 세얼간이의 한 장면>


"주사위는 던져졌다."

사직서는 제출했다. 퇴사일자는 2016년 9월 9일. 

퇴사에 대한 두려움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레임이 공존한다.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할 계획이다. 그 끝이 해피엔딩이 아닐지라도 과정을 즐기고 현재가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 백수일기 2화부터는 퇴사에 관한 다양한 감정을 다루고, 꿈을 찾는 과정들을 공유할 예정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