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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현 Nov 29. 2016

백수일기 11화

거짓말보다 새빨간 세상

ARBEIT MACHT FREI

이보다 잔혹한 거짓말은 역사상 없었다.

그리고 없어야만 한다.

유태인, 전쟁 포로 대학살지 였던 아우슈비츠를 다녀왔다. 이번 여행에 폴란드를 넣은 이유 중 하나인 아우슈비츠. 처음에는 단순히 역사적인 장소에 가고 싶었다. 그리고 무한도전 위대한 유산 특집을 보고 역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갖으면서 더욱 아우슈비츠에 가보고 싶었다. 많은 사전 조사를 하면서 너무나도 참담한 역사적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아니 마음이 아프다는 표현으로는 그 참담함을 다 담을 수 없을 것 같다. 아우슈비츠에서 만큼은 내가 영어를 완벽히 구사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했다. 안내문 중 일부만 이해 했음에도 충분히 충격적이었고 감당하기 힘들 만큼 아팠다.


아우슈비츠

폴란드의 옛 수도 크라쿠프의 서쪽에 위치한 오슈비엥침이란 도시엔 전쟁과 학살의 아픔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유럽 한가운데 위치한 지리적 이유로 유럽 전역에서 수많은 유태인과 전쟁 포로, 정치범들을 수용하면서 가장 큰 규모의 수용소가 되었다. 그리고 그곳으로 끌려온 대부분은 목숨을 잃었다. 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도 모르는 채 노동이 가능한 남자들은 수용소의 노역장으로 여인과 아이들은 가스실로 끌려갔다. 남겨진 가방에 새겨진 그들의 이름에서 살아 돌아 갈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느낄 수 있었고 현실은 희망보다 더 차갑고 냉혹했다. 수 많은 학살과 강제노동, 생체실험 등 입에 담기도 힘든 악행, 어딘가 닮아 있는 폴란드와 우리나라를 볼 수 있었다.

가해자와 피해자

우리나라의 일제강점기와 너무나도 닮아 있는 폴란드의 모습에 어딘가 모를 동질감을 느꼈다. 나치가 그들에게 일본이 우리에게 했던 행동은 너무나도 비슷했지만 독일과 현재의 일본은 많은 면에서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을 하고 과거에 대한 부끄러움과 반성을 보이는 독일. 왜곡된 역사로 과거에 대한 반성보다 치부를 감추려드는 일본. 그리고 그런 일본 정부에 적극적 대응은 커녕 빨리 마무리만 지으려하는 우리의 정부. 가해자의 어처구니 없는 대응보다, 가해가의 사과조차 받아내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에 화가나는 대목이다. 독일 정부의 계속되는 사죄와 금전적 보상에 대해 독일 젊은 층에서 '언제까지 우리가 배상의 책임을 져야하느냐?'란 질문에 독일 총리 메르켈은 말했다. '용서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하는 것이다. 그들이 용서할 때까지 독일의 책임은 계속 된다.'라고... 한 마디 사죄없이 돈  몇푼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일본정부의 태도에 피해자들의 마음은 더욱 아파온다.

다시 아우슈비츠

잘못된 신념이 가져온 비극적 결말의 산역사 아우슈비츠. 아리아인의 순수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자행된 수 많은 학살. 잘못된 신념을 가진 자가 정권을 잡으면 얼마나 무서운 비극을 초례하는지 보여주는 극단적인 사례이다. 불행중 다행인 것은 학살에 가담, 방조한 많은 범죄자들이 계속해서 처벌을 받고 있으며, 과거에 대한 반성이 이루어 진다는 것이다. 올해 초 아우슈비치의 경비병으로 근무 했던 라인홀트 한닝이라는 독일인이 학살 방조 혐의로 기소되었다. 무려 72년이 지났지만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학살에 가담한 것이 아닌 경비병으로써 근무에 임한 것도 학살을 방조했다는 견해이다.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파가 아직도 떵떵거리며 잘살고 있는 우리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과거 많은 것들이 닮아 있지만, 너무나도 다른 태도를 보이는 현재.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라는 말이 떠오른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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