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중척리 버드나무
청주의 외곽, 현도면에 있는 중척리 버드나무를 만났다. 버드나무는 일반적으로 강 근처, 물가 근처에 자라는 물을 좋아하는 나무이다. 이 나무 역시 하천이 흐르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처음 이 나무를 만났을 때 이 나무가 버드나무인지 헷갈렸다. 왕버드나무라고 불리는 나무도 많이 만나봤지만, 이정도로 두껍고 울퉁불퉁한 형태의 버드나무는 처음이었다. 나무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다면 이런 느낌이구나 싶었다. 그만큼 중청리 버드나무는 오랜 세월을 살아온 흔적 그대로를 고스란히 간직해온 나무였다. 정말 나무에게 어떤 힘이 깃들어있다면, 이런 나무에 있지 않을까 싶을만큼 거대했고, 존재감이 강했고, 신비스러웠다. 나무 앞에서니 마치 어떤 거대한 존재 앞에 선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이 버드나무가 주는 기운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보호수는 마을 입구에 있다. 이 나무 역시 그러했을텐데 주변에 마을이라고 할만한 집은 많이 없었다. 딱 하나 있었던 버드나무 옆 오래된 집이 있었고, 그 집 안에서 한 어르신을 만나게 되었다.
어르신은 이곳이 예전에는 마을이었고, 근처에 집들이 많았다고 했다. 마을 사람들이 함께 버드나무 아래 모여 봄에는 돗자리를 피고 바람을 즐겼으며, 여름에는 함께 수박을 나눠 먹었다고 하셨다. 하지만 지금은 마을이 사라진 상태였다. 마을에 탄광이 들어서며 하나 둘 땅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남아있던 마을 사람들조차 주변 환경변화에 견디지 못하고 떠났다고. 어르신을 홀로 남아 버드나무와 함께 이곳을 지키고 계신다고 하셨다.
마을의 기억을 마지막까지 전수하고 있는 유일한 존재이신 어르신. 그리고 나무였다. 그래서 그렇게 강렬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을까. 나무는 자신의 몸이 스러져가더라도, 모든 힘을 쥐어짜 사라져가는 마을의 모든 기억을 간직한채, 그리고 기억하기 위해 온몸으로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었나보다.
수종 : 버드나무
지정번호 : 청주 제 88호
지정일자 : 1982.11.11
수령 : 438년 (2023년 기준)
수고 : 13m 기름높이둘레 : 4.5m
소재지 : 충북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중척리 632
방문일시 2023. 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