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투고할 출판사를 알려주세요.
“제 원고는 어느 출판사에 투고하는 게 좋을까요?”
예비 저자분들이 아무래도 출판에 대한 경험이 없다 보니, 원고를 쓰긴 썼는데 막상 어디에 보내야 하는지부터 모르겠고, 막막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능한 모든 출판사에 다 보내세요.
책쓰기 수업에서 만나는 분(원고 투고의 경험이 없다.)이나, 저희 출판사에 투고 원고를 보내오신 분들(원고 투고의 경험이 있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출판사에 투고하는 단계에서 많이 고민하는 것이
1) 내 원고를 어느 출판사에 보낼 것이냐?
2) 여러 곳을 한 번에 보낼 것이냐? 아니면 한 곳에 보내고 기다리고 보내고 기다리고 할 것이냐?
이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하나씩 살펴보면,
1) 내 원고를 어느 출판사에 보낼 것이냐?
결론은 앞에서 말씀드렸죠. “가능한 모든 출판사에 보내라!”
이론적으로는 ‘내 원고와 같은 분야의 책을 꾸준히 출간하고, 잘 만드는 곳’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런 곳만 고르다 보면 보낼 출판사도 몇 곳 없고, 그런 출판사 10개를 엄선해서 보낸다 해도 계약으로 연결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물론 이건 아직 출간의 경험이 없고, 내세울 엄청난 스펙이 있어서 출판사가 알아서 찾아오거나 이름만 듣고도 계약하고 싶어 지는 소위 ‘셀링파워’를 가지고 계신 저자가 아닌 지극히 평범하고 일반적인 예비 저자분들의 입장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자신이 꽤 영향력이 있는 분들은 거의 이런 원고투고의 과정 없이, 추천이나 소개만으로도 출판사가 계약하기 때문에 그런 분들의 입장은 제외하고,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의 관점에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예비 저자님들은 일단 ‘책을 출간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는 최대한 많은 곳에 원고를 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말 날렵한 물고기를 한 마리 잡아야 하는 데 그물이 작으면 잡기 더 힘들겠죠? 그물을 넓게 펴야 물고기를 잡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물론, 이때 몇 가지 유의하실 부분은 있습니다.
⓵저자한테 돈을 내라는 곳은 피해라.
큰 곳부터 작은 곳까지 모든 출판사에 메일을 돌리다 보면, 일반 출판은 어려우니, 자비 출판하라고 이야기하는 곳이 있을 겁니다. 혹은 ‘자비 출판’이라는 단어는 안 쓰지만 여러 가지 이유나 말을 늘어놓으면서 결론은, 이 원고를 출판하기 위해서는 ‘저자가 최소한의 돈을 내야 한다’라는 말을 하는 곳이 있을 겁니다. 본인이 생각하실 때, ‘나는 이미 돈이 많아서 이 정도 돈 드는 거 문제없고, 내가 생각해도 내 원고가 엄청나게 좋아서 사람들이 돈 주고 사볼 정도는 아니고, 그냥 내 돈으로 찍어서라도 가족이나 친구들 나눠주고 그거로 만족한다.’라는 분들은 자비 출판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금전적으로는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마중물처럼 처음에 돈을 주고서라도 책을 내기만 하면 잘 팔릴 거 같고, 여기 말고는 책 내자고 하는 곳도 없으니 돈을 주고서라도 일단 내자.’라고 생각하신다면 정말로 비추입니다.
잠깐 쓴소리를 드리면, 100곳을 돌렸는데, 계약하자고 하는 출판사가 한 곳도 없다면 본인의 원고가 잘못된 겁니다. 원고가 책으로 낼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면 20~30개 출판사만 골라서 돌려도 긍정적인 답변이 올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제가 수업하는 곳에서도 한 기수에 열 분씩 수업을 하는데, 지난 기수에서도 열 분 중 한 분의 원고가 ‘이건 원고 집필 끝나면 내가 가져다가 내도되겠다.’라고 생각했던 원고가 있었습니다. 원고가 완성된 후 제가 추천해드린 곳 위주로 열댓 곳 정도 원고를 보냈고, (아니나다를까) 그중 한 곳에서 연락이 와서 바로 계약을 하고 지금 출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어디 내 원고 책으로 출판해 줄 곳 없나?’라고 출판사를 찾고 계시겠지만, 원고가 어느 정도 익으면 출판사가 먼저 찾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어디 비싼 글쓰기, 책쓰기 강의를 들으실 필요도 없습니다. 여기 브런치든, 자신의 블로그, 페이스북 등등 어디든 좋습니다. 글이 좋으면 사람들이 먼저 공감하고 알아볼 것이고, ‘어디 좋은 원고 없나?’하고 눈에 불을 켜고 늘 원고를 찾고 있는 출판사가 먼저 찾아올 겁니다.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그러니 ‘처음에 출판하기가 힘들다고 하니, 돈을 조금 주고서라도 하자’라는 마음은 정말로 아무런 득이 없습니다.
원고가 아직 덜 익은 겁니다. 더 많은 책을 읽으시면서, 자신의 원고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해주세요. 그게 가장 튼튼한 지름길입니다. 그리고 절대로 저자에게 돈을 내라고 하는 그런 출판은 피하시길 바랍니다. 그런 곳은 책도 잘 못 만들고, 못 팔아요.
⓶외서 위주, 국내서는 유명인 위주. 그런 곳은 원고를 보낼 필요 없습니다.
일단 투고할 출판사를 고르실 때, 해당 출판사의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들어가서 그 출판사가 낸 책들을 살펴보세요. 홈페이지나 블로그가 없으면, 그냥 예스24나 교보문고 같은 인터넷 서점 사이트에 들어가셔서 출판사 이름으로 검색하면 그동안 낸 책이 쭈~~욱 나옵니다. 그 책의 리스트를 보면서 국내 저자를 발굴해서 낸 책은 없고, 외서나 유명 저자의 책만 내왔다라는 곳은 피하세요.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예비 저자분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의외로 많은 분이 ‘그래도 혹시’라는 마음으로 한 곳이라도 더 보내는 게 좋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하지만 이 부분은 거의 99%는 소용이 없고, 혹시라도 그런 곳에서 발굴할 가능성이 1~2%는 있을 순 있지만, 외서 위주, 유명인 위주의 출판사에서 발굴할 정도의 원고면, 다른 출판사에서 놓칠 리 없습니다. 그러니 그런 곳까지 보내는 건 별 의미가 없습니다.
⓷너무 작은 출판사보다는 조금 큰 출판사가 더 좋다.
이렇게 말하면, 어느 정도가 ‘너무 작은 출판사’인지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대략적인 가이드를 드리면, 1년에 3권 이하로 출판하는 곳보다는 꾸준히 책을 출판하는 곳이 더 좋습니다.
물론 작은 곳은 작은 곳 나름대로 자신의 철학과 스타일이 있어서, 오히려 큰 출판사보다 저자에게 더 잘 맞는 곳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곳은 저자가 이미 알고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전문적인 디자인 서적을 내고 싶은 저자분이 있다. 그런 분이라면 자신이 즐겨보는 디자인 서적들을 출간하는 출판사가 이미 있을 겁니다. 그런 곳은 정말 자신의 분야에 의미 있는 책들만 취급해서 1년에 한두 권만 출간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곳은 예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저자가 이미 알고 계십니다. ‘내 책은 이런이런 곳에서 내는 게 좋아’라고. 그러면 그런 경우에는 오히려 큰 출판사보다 작아도 자신의 색깔과 브랜드를 가진 곳이 더 좋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은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적인 경우입니다. 책을 내는 목적이 아무래도 책도 팔고, 책을 통해 저자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것일 텐데, 너무 작은 곳은 마케팅은커녕 전국 서점에 골고루 책을 깔지 못하는 곳도 많습니다. 그러니 너무 작은 곳은 피하시고, 원고를 보낸 후 여러 곳에서 연락이 왔다 그러면 이왕이면 마케팅도 잘하고 그런 곳을 선택하시는 게 좋습니다.
2) 여러 곳을 한 번에 보낼 것이냐? 아니면 한 곳에 보내고 기다리고 보내고 기다리고 할 것이냐?
(앞에서 이미 힌트를 얻어 눈치채신 분도 있겠지만, 꼭 말씀드리고 싶어서 짚어드리면)
많은 예비 저자분들이 착한 마음에, 출판사에 대한 배려로,, 한 곳에 보내서 결과를 기다린 후 반려의 메일이 오면, 다음 곳으로 보내고, 다시 답을 기다리고,, 이렇게 투고를 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절대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저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소중한 원고이고, 금쪽같은 시간입니까? 빠르게 답이 오는 곳은 이삼일 만에도 답을 받겠지만, 출판사 규모가 커질수록 원고를 검토하는 인원도 많고, 시간도 오래 걸리곤 합니다. 심한 곳은 답변을 받는 데까지 두 달이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일 년에 출판사 열 곳도 못 돌리고 시간만 보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한 곳씩 보내고 답을 기다리는 것에 대해 출판사가 고마워하거나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그냥 50곳이고 100곳이고 한 번에 다 보내세요.
대신 몇 가지만 주의해주시면 됩니다. 원고 보내실 때 주의할 점은 다음 포스팅에 정리해보겠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예비 저자님들 힘내세요. ‘출판’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열매는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달고 유익합니다. 중간에 포기하지 마시고, 꼭 그 열매의 맛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