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뭐가 부족해서....”
“내 원고가 반려당한 이유는 뭡니까?”
이 질문 역시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특히 출판사에 투고하신 원고를 검토한 후 반려의 메일을 드리면, “내 원고가 뭐가 부족해서 책이 될 수 없느냐?” 혹은 “원고의 어떤 부분을 보강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해오시곤 합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수학 문제 풀 듯 ‘이거다!’라고 딱 정해져 있진 않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일단 같은 원고도 보는 사람마다 그 원고를 판단하는 기준과 취향이 다르기에 ‘반려의 이유’가 딱 하나의 정답처럼 정해져 있을 수는 없습니다.
(제가 이 글을 통해서 드리는 가이드조차도 그냥 제 개인의 의견일 뿐 출판사마다, 그리고 같은 출판사 내에서도 에디터마다 생각하는 게 다르기에 절대적 기준이라 생각지 마시고 ‘이렇게도 생각하는구나’라고 다양한 시각의 하나로 받아들여 주시길 다시 한 번 당부드립니다.)
그래도 보편적인 기준에서 말씀을 드리면,
첫 번째, 나만의 진정성이 있는가.
투고 원고를 검토하다 보면, ‘내 글’이 아닌 ‘남의 글’을 내 것인 양 가져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복사하기 + 붙여넣기로 도용해 온 글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말씀드리는 ‘나만의 진정성’이란, 말 그대로 이 글을 쓰는 주체가 ‘나’ 여야만 하는 이유를 말합니다. 물론 이 역시 책이 되기 위한 모든 글이 ‘나여야만 하는 이유’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진정성이 없는 원고는 열에 아홉은 반려당할 수밖에 없는 반면, 진정성을 담은 원고는 좀 더 눈여겨볼 수밖에 없습니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두 번째, 차별화된 요소를 가지고 있는가.
여기서 말하는 차별화된 요소는 다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에서 말한 ‘나만의 진정성’처럼 원고가 담고 있는 본질적인 내용의 차별성. 그리고 같은 메시지와 내용도 어떤 제목과 어떤 콘셉트로 원고를 담고 있느냐, 그 포장지의 차별성. 우리는 이것을 콘셉트라 부릅니다. 본질적인 내용의 차별성은 저자 본인에게서 나오는 것이고, 콘셉트의 차별성은 저희 같은 에디터들이 기술적으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다면 원고를 투고했을 때 계약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테니, 본질적 차별성과 콘셉트적 차별성을 함께 갖추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내 원고는 책이 될 가치가 있는가.
책이란 독자가 돈을 지급하고 구매하는 하나의 상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돈을 주고 구매하는’입니다. 단순히 ‘내 원고는 내용이 좋으니 책으로 나와야 한다’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으신지요? 물론 내용이 좋으면 책이 되는 것이 맞긴 하지만, 내용이 좋다고 항상 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히 좋은 내용의 텍스트는 세상에 정말 많습니다. 페이스북 같은 SNS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수십만 명의 사용자가 좋은 글을 올리고, 공유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나 다음 메인 화면만 봐도 정말 좋은 정보나 글이 무료로 매일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내 원고는 내용이 좋다’는 것은 세상에 얼마나 좋은 글이 넘쳐나는지 모르는 무지에서 비롯된 우물 안 개구리의 시선일 수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그 우물에서 나와 진짜 세상을 만나고 느껴야 합니다. 단순히 ‘내용이 좋아서’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돈을 주고 사고 싶어 지는 상품(콘텐츠)’이어야 합니다.
20~30곳에 투고를 했는데 답이 없거나 매번 거절의 메일만 온다는 것은 아직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계약이 되고, 책이 되는 원고는 30곳에 보내면 최소 2~3곳에서 연락이 옵니다.
저희도 투고 원고를 보고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 연락을 해보면, 저희만 연락하는 경우보다 다른 곳도 연락이 와서 경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저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자식 같은 원고이기에 그 원고를 바라보는 시선이 객관성을 잃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이 부족한지 보이지 않기에, ‘내 원고는 좋은데, 알아봐 주는 출판사가 없어’라는 푸념을 하시게 되는 거 같습니다. 30곳이 넘는 곳에 보냈는데, 아무도 계약하자는 연락이 없다. 그러면 일단 내 원고가 무엇이 부족한지 복기해보시길 권합니다. ‘내 원고는 좋은데, 아무도 알아보지 못해’라고 생각하는 순간 계약의 문은 더욱 멀어집니다. ‘무엇이 부족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순간 계약의 문은 한 걸음 가까이 다가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