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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준 Nov 21. 2019

인간관계 난이도 최상,
엄마들의 반 모임엔 어떻게?

초등 자존감 수업


‘아이 친구 엄마’는 친구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좀 어려운 관계다. 아이에게 친구를 만들어주려는 목적과 필요에 의해서 만남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해득실에 따라 인연이 이어질 수도 있고, 끝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업무적인 관계마냥 이익과 손해에 따른 반응을 대놓고 드러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겉으로는 친구인 듯, 친구 아닌 친구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 속에서 자신의 목적과 필요를 충족시켜야 하니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내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직장 동료나 상사를 대할 때와도 또 다르다. 에너지 소모도 엄청나고, 돈 낭비, 시간 낭비도 많다. 인간관계 난이도 최상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 친구 엄마와의 관계, 과연 어떻게 맺어나가야 할까?


아이 친구 엄마와 관계 맺는 법


첫째, 사돈이라고 생각하자.

나는 아이 친구 엄마들의 관계가 사돈 관계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나랑은 너무 다른, 그래서 내 자식이 아니라면 절대로 가까워지지 않았을 사람인데 아이가 좋다고 하니까 나도 만난다. 나를 내세우는 게 도움이 안 되고, 자녀끼리 틀어지면 관계도 끝난다는 점에서 사돈과 비슷하다. 아이 친구 엄마들 대하기가 어려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앞에 있는 사람을 사돈이라고 생각해보자.


둘째, 무리하지 말자.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야 충전이 되는 타입이라면 무리하게 모임에 남아 있지 않아도 된다. 밤 늦게까지 이어지는 수다 타임이나 주말의 캠핑이 버겁다면 하지 않는 편이 낫다. 그렇게 노력하고, 시간 투자 한다고 해서 그것이 꼭 아이들의 친분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엄마들끼리 만남도 너무 잦으면 부작용이 생긴다. 말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대화의 소재도 마땅치 않다. 멀뚱히 마주보는 어색함을 깨고자 던진 한마디가 후회로 남아 밤잠 설치게 될 수도 있다. 내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기분 좋게 할 수 있는 것들만 해도 충분하다.


셋째, 험담하지 말자.

아이들의 마음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친구관계도 견고하지 않다. 따라서 엄마들 간의 관계 역시 긴 시간 유지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친해졌다고 할 말, 못할 말 다 했다면 끝맺음이 껄끄럽다. 하지만 험담을 하지 않았다면 최소한 흉잡힐 일은 없는 셈이다. 아이들 험담은 물론이고 다른 엄마들 험담도 하지 말아야 한다. 욕은 돌고 돌아 당사자의 귀에 들어가고 내게 아픈 화살로 돌아올 수 있음을 기억하자.


넷째, 기대하지 말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반 친구 엄마와 우정을 나누게 될 거라는 기대, 아이들끼리 오랜 사귐을 가질 거라는 기대 모두 안 하는 게 좋다. 아이들은 성숙하지 않고, 엄마들도 마찬가지다. 엄마들 사이에서도 따돌림이 있고, 그로 인해 이사 가는 일도 왕왕 벌어진다. 나이가 많아도 엄마 역할이 처음이라면 누구나 미숙할 수밖에 없다. 만약 아이가 1학년이라면 엄마도 1학년인 셈이다. 애초에 성숙한 관계를 기대하지 말자.


다섯째, 죄책감 갖지 말자.

아이들끼리 틀어지면 엄마들끼리도 만남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나 이것은 누구의 탓도 아니다. 친밀감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고 그것이 원만한 해결로 이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죄책감과 자존감은 반비례한다. 죄책감이 커질수록 엄마의 자존감은 낮아진다. 엄마의 자존감을 지키는 것이 아이에게 친구를 만들어주는 것이나 엄마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여섯째, 시작을 안 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람에 대한 기대감이나 불편함 등을 떨쳐낼 자신이 없다면, 아예 그 관계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것, 그것도 지혜로운 선택지다.


엄마들 모임을 대하는 적절한 태도
1. 사돈이라고 생각하자.
2. 무리하지 말자.
3. 험담하지 말자.
4. 기대하지 말자.
5. 죄책감 갖지 말자.
6. 시작을 안 하는 것도 방법이다.


엄마들과의 관계에 장단점은 있지만 정답은 없다. 엄마의 상황과 아이의 성향에 따라 각자에게 맞는 최선의 선택이 있을 뿐이다. 엄마 친구들, 그 어려운 사귐을 하고 있는 모든 엄마들을 응원한다.




<초등 자존감 수업>


*이 글은 <초등 자존감 수업>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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