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무슨 색을 좋아할까. 너는 이런 모양을 좋아할까. 길이는 얼마만큼 이 좋을까. 뛰면서 얼마나 좋아할 까. 소리는 어떤 소리를 좋아할까. 방울소리, 딸랑이소리, 그저 둔탁한 소리.. 이 시간만큼은 나도 아티스트다. 더 멋지게 더 아름답게 만들어 내려고 고심하는 아티스트다.
소리를 지르면서 흥분의 도가니 속에서 춤추며 지치는 줄 모르고 뛰어오르겠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빙글빙글 돌며 춤추겠지. 같이 춤추는 내가 지쳐 떨어지지 않는 한 너는 계속 춤출 테니까. 그 시간을 최고로 만들기 위해서는 최선의 아름다움을 내고 싶어 고뇌하는 나는 아티스트다. 그중의 최고는 너를 향한 마음이다. 너에게 최고 즐겁고 멋진 시간을 선물하기 위한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고뇌하는 나는 멋진 아티스트다.
터그 장난감과 나무
마을에서 반려견을 위한 터그 장난감 만들기를 한다 해서 어렵게 참가자가 되었다. 워낙 손재주가 없던 터라 이런 손 뜨개질 같은 작업에 익숙지 않다. 다른 참여자에게 혹 민폐는 아닐까 하면서도 설레는 마음이 저어 되는 마음보다 커서 참여하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니 이게 원일, 재밌다. 편안하고 즐겁다. 서로의 반려견 관련 수다도 즐겁고 만드는 내내 이걸 가지고 춤추며 노는 모습을 상상하니 설렘도 충만하다. 서로 자신의 반려견 키우면서 풀어내는 에피소드도 재밌다.
우아함의 끝 판왕인 11kg 셰틀랜드 쉽독과 함께 사는 '시루'네는 완전 깨발랄한 3개월 된 1.5kg 몰티즈 '초코'를 보고는 눈을 떼지 못한다. 웃음 가득한 얼굴로 초코를 바라보는 시루 보호자는 "넌 비행기 탈 수 있어서 좋겠다"로 대형견과 함께하는 에피소드를 풀어낸다. 헤매며 묵었다 풀었다를 반복하기 바쁜 손놀림과 달리 입에서는 즐거운 수다가 지칠 줄 모른다. 올해 안에 가까이에 새롭게 반려견 놀이터가 하나 더 생긴다는 정보도 반갑다. 가을에는 반려견의 날 축제가 마을에서 열리게 된다는 사실도 기다려진다.
이 모든 것들이 너로부터 시작되었다. 너와 함께 하면서 우리의 일상도 많이 달라졌다. 요즘 대부분의 가정에서 '셋째'라고 하면 반려동물을 두고 말함을 알아차려야 한다고 한다. 소비자 센터 조사에 의하면 분유시장보다 사료시장이 더 커졌다고 한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하고 있다.
실제로 너와 함께 하면서 가까이해보지 않은 손뜨개질을 하는 나로 변하게 했다. 아름다운 색을 찾게 하고 멋진 무늬를 구상하게 하는 아티스트로 나를 만들어준 것도 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