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에
떠도는 자에게 마로니에의 시선은
언뜻 깃들일 수 있는 안식처
솔직하게 사방 뻗은 일곱 개의 잎
허공으로 무방비가 떠다녀도
한쪽으로 아프고 한편만 자라지 않는
어쩌면 볼일 긋고 실팍하여 합당하다
도시의 가로등 명멸하여 노곤할지라도
흔들려 들뜬 바람에 행색을 맡기고
홀린 듯 어뜩한 기운으로 치유되고
넉넉하여 기쁘게 통틀어 가질 줄 아는
어디가 단정함의 복판이며
어느 곳 떳떳한 밑동인가
배고픔이 성장하여
울창한 잎으로 돋아나고
곤궁함이 본바탕을 아우러
꽃으로 자자하게 피어나는
도타운 덕 있어 푸른 윤기 반짝이고
잿빛 도시를 비 온 뒤 청량함으로
은은한 기운 펼쳐내는 늘 같은 눈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