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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형근 Mar 29. 2018

휴림산방으로의 초대

겨우 차실로 초대하여 팽주 노릇을 하다.

차 생활을 한다고 혼자는 만족하면서 나름대로 즐겼다.

더러 함께 차를 마시는 사람이 있었지만 그들은 어쩌다 마시는 손님같은 차를 마시는 이였다. 차인을 초대하여 차를 함께 나누는 일을 하고 싶었다. 전목 차판이 구비되고서야 이런 알게 모르게 암묵적으로 소망하였던 일을 도모할 수 있었다.


차살림이 꽤 많아졌다고들 한다.

어느 순간 그렇게 되었겠지만, 이쯤에서는 정리하는 일이 더 중요한 듯 하다. 홈바테이블이 그 역할을 해주었다. 나름대로 신의 한 수처럼 여겼다. 작은 공간을 앞 뒤로 입식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차 우림 동선을 완성시켜주었다. 이제 이렇게 구축된 차 동선을 두고 두고 차실 운영에 활용할 참이다.


왼쪽에 물을 끓이는 도구를 놓는다.

여기에 취하고 버리는 물이 자리한다. 그리고 전목차판은 지속적으로 나를 따라다니며 중앙을 차지할 것이다. 그대신 여러 잡동사니는 메인테이블 아래로 들어가 수납되어야 한다. 그리고 가려진다. 그런 다음 우측은 음용할 수 있는 주된 차와 항아리를 비치한다. 물론 왼쪽 어깨 뒤로는 차 수납 바구니 선반이 놓인다.


가장 중요한 게 홈바테이블이다.

가로 2미터 폭 30센티 , 높이 105센티로 주문 제작한 멀바우 상판으로 만들어졌다. 아래는 모두 비워두었다. 상판을 지지하는 틀만 세워져 있다. 그래서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쉽게 말하여 아무거나 쌓아둘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눈에 잘 보인다. 메인 테이블 아래가 가려진 잡동사니라면 홈바테이블은 보여지는 잡동사니이다. 이 두 잡동사니가 서로를 마주본다. 내가 앉아 있을 때만 두 방향이 된다. 초대 차인들 모두 행복했다고 한다. 차인에게 차를 내주는 팽주 역할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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