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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형근 Jan 29. 2020

구증구포 녹차

2015년 4월 26일.
섬진 다원에서 구증구포 햇차를 제다 하였다.
아직 그 맛이 변함없이 행복하다.
입안에서 스르르 녹는다.
다른 차를 자꾸 마시다 보니 녹차를 놓치게 된다.
그래도 잊힌 계절에 지난해의 녹차를 마시며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 어딘가. 예사롭지 않은 호사일 것이다.
80도로 끓인 주전자를 가끔 사용하는 것이 민망할 정도이다. 그러나 80도로 끓여 놓았기에 녹차 접근이 용이해지는 것이다.


몸이 녹아 허물어지는 것이다.
살짝 담아 잠깐 사이에 우린다.
7 발자국을 걸어서 우려 나온다.
다시 7 발자국으로 자리한다.
1잔을 따르고 잠시 쳐다보다 마시고는 따라둔다.
혼자 마시는 차라 입안에 머금는 시간을 오래 둔다.
개운하다.
온몸에서 오랜만에 지지는 녹차의 실경에 전율한다. 이리 좋은 것을 왜 멀리했을까. 너무 귀해 손 타지 않았기에 섭섭한 마음이다. 참 녹차 좋다.


-2016.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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