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온수라인이 새고, 그 집을 나와 새로 튼 둥지는 화학냄새로 지근거린다. 하여 매일 창 열고 선풍기 튼다. 환기하고 차 우리면서 사람의 훈기 붓는다. 6주 지났다. 중간 3주 째에 큰애 예식이 있었다. 전후로 얼이 빠질 지경인데, 참 많은 게 걸쳐서 맞물려 돈다. 열거하자니 그 자체가 되돌림이라 접는다. 당장 미뤘던 분당에서의 검사날을 맞는다. 눈 뜨니 장대비도 따라 깬다. 금식이면 생각이 많다. 금식 이후의 허기진 생각에 비하면 고결하다. 변화하면서 순환한다. 작은 바람에도 정신없이 흔들리는 개망초처럼 한가하고 고요하다. 한 촉 꽂아 두었더니, 반발효차 훈기로 의젓하다. 아, 장대비와 함께 조신하지 않았던 일상을 낱낱히 고하고자 함이다. 건조하고 마른 생각 가득한데 장대비까지 퍼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