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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형근 Mar 08. 2017

꽃과 나무

피지 않는 꽃 없듯이 한 호흡 늦춰도 아름답다

준비라는 게 없이, 설렁설렁 시간이 흐르고 맞춰 가는 과정에서 슬금슬금 부족한 것들 주워다 꿰고 하다보니 아직도 하루씩 부족한 것 찾아 제자리에 두기 연속이다. 물을 떠다 두고, 퇴수기를 마련하는 두 과정 사이에 진진한 어수선함이 스쳤다. 예전과 달리 즉시 해결하는 것 보다는 자꾸 묵혀서 하나씩 채워나가는 방식을 선호하게 된다. 급하게 살던 반작용일지 모른다. 하루만, 한 발자국만, 한 호흡만 물러서도 훤한 세상 있다는 것을 그때는 외면 또는 회피라고 여겼다.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미루는 일에 대하여 스스로 엄격했다. 그래야 다음의 진행에 나아갈 수 있었다. 다르지는 않지만 서두르는 행위를 미루면서 저절로 흐르는 행위에 이끌린다. 대신 차 한 잔 마시는 시간으로 흐름에 대한 과정을 답습한다. 상상은 현실이고 바램이고 오류일지라도 신선하다. 꽃은 활짝 피고 있고 오랜만에 나무들의 푸른 기운을 빠르게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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