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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형근 Aug 11. 2017

보이숙차로 여는 아침

잔뜩 묵은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아침 속 달래 듯 뭔 차를 마실까 하다 보이숙차와 만난다. 묵은 생각과 만나 버무러질 수 있을까 싶어서다. 떠나지 않는 것들은 즐겁게 보내고, 비울 것은 쏟아내듯 엎는다. 굳이 형체를 알려하지 않는다. 지들끼리 어울려 또 다른 모양으로 딴 놈 보듯 묵히면 될 일이다. 얼마나 많은 것들이 묵혀서 사라지고 잊혀졌는가. 마치 오늘이어야 할 것처럼 보이숙차와 만나 귀한 시간을 나눈다. 전혀 예상치 못할 순간에 꽃은 피듯이, 차를 만나는 일도 극적 순간의 체험이고 찰나의 선택이어 꽃피듯 한다. 달래고 달래서 속이라도 삭히라고 보이숙차의 융숭깊은 묵직함으로 퉁친다. 서로 경계에서 주거니 받거니 얼추 시간이 걸릴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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