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둔한 파이
평생교육을 이 땅에 자리잡히게 한 공로를 의심한다. 논문이, 연구가 동떨어져 있음을 그대로 시인한 셈이다. 나이가 많다니. 젊고 연구하고자는 사람이 줄서있다니. 내 인적자원개발 계획이 딱 석사꺼리라니. 그게 어떻게 변용 확대되어 집대성될지 상상조차 못하면서...대체 내가 지들 쓰는 논문 정도는 쓸 수 있는 연구력을 갖췄는데도. 어떻게든 끌어내리려고 의도하는 자리에 방어보다는 수긍이 먼저 앞섰다. 나는 상대방이 일리있게 말하면 그 입장을 쉽게 배려한다.
평생교육은 연구도 학문도 아니다. 아니어야 한다. 그 속에 갇히려면 달라야 한다. 평생교육 행사와 이벤트를 없애야 학문이고 연구다. 툭하면 행사고 이벤트라는 것은 정치와 닮아 있다는 증거다. 정치스러운 일을 즐긴다는 것이다. 그렇도록 많이 길거리로 나와 앎과 행함과 다함께 학습하는 그 자체를 외치면서 막상 문턱은 고귀한 듯 제 집 키우기에 다른바 없다. 그 앞에서 노추를 드러낸 것이다.
그래도 아끼는 친구 하나 끄집어 내서 다행이고 기쁘다. 내가 낙엽이 되어 그의 밑거름이 되었다면 참 고마운 일이다. 할말은 꽤 있지만 까맣게 잊자. 그들만의 리그에 잠시 얽혔다. 내가 봐도 나의 상상력은 여럿의 전담 수비력을 이끌어내는 천재적 도발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