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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형근 Nov 12. 2017

발원

미끄러운 듯 계절로 떠밀리며

저수지는 밤새운 이야기로

입김 바람결에 흔들흔들 실어 낸다.

서리 내린 데크길 삐걱대며 앓는 소리에

에린 얼음 바닥으로 미끄럽다.

저 깊었던 미명 속살에서 하얗게

시린 손 호호 불 듯 두 손 모아

새끼손가락 번갈아 비벼 준다.

억새를 전경으로 물결은 하얀 숨결

얕은 수면으로 들러붙어 구름띠로 드잡는다.

왕벚나무 붉고 노란 낙엽에도 희끗희끗

세월의 흔적 흰 장삼을 걸친 채 떨 듯 추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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