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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형근 Nov 14. 2017

내려 놓는다는 명제

상처는 편하다고 풀어 놓을 때 찾아오더라

울울창창 터지려 부풀었다. 조금도 달라지지 않고 평행선이다. 일상이라는 게 다 고만한 속성으로 작용한다고 치자. 꽤 터득했다고 수양의 미덕으로 다스리려고 애썼던가. 미덕과 일상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내려 놓는다는 게 뭐길래 도저히 천륜처럼 떠나지 않는가. 예기치 않은 지점에서 복병처럼 도사려 있다. 긴장을 놓치게끔 쉬려는 순간 그런 나를 곱지 않게 낚아챈다. 도처에 그물이고 낚시밥 드리웠다. 편하다. 늘어져야지 하는 순간 날 선 공방으로 휩싸인다.


상처는 편하다고 풀어 놓을 때 찾아오더라. 그러니 예외없이 내려 놓되 풀어지는 것에는 아연 강직해야 한다. 그래서 가까운 이들일수록 틈입에 유리한 것이다. 내적 울화를 다스리지 못해 고함을 지르는 순간 무너진다. 어쩌면 호소였을까. 받아들여지지 않는 병렬의 나댐이었다. 멀쭝하여 물러섬에도 어색한 순간 온몸의 경직으로 쑤시지 않은 데가 없다. 뭐냐 이건. 마치 둔중한 삽질 이후에 오는 경직이다. 겨우 황차를 우려 마신다. 자죽염과 만난 차의 맛이 짭조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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