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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경 Jan 08. 2023

팀장이 되고 나서 가장 힘들었던 일들

난 사장님은 못 하겠더라..

경기가 좋지 않다. 연봉은 그대로다. 회사 매출은 아주 좋지 않은 상황. 심지어 임원진은 임금을 삭감했다. 지금 어느 산업이든 모두가 힘들다. 이런 상황 속에 하필 팀장이란 직급을 달고 있으니 가슴이 조여 온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일요일 저녁 9시인데 당장 내일 출근해서 어떤 성과를 내야 할지 고민이다. 심각한 얘기로 운을 뗐지만 모두가 힘든 시기이기에..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글자로 직접 적어보며 시작해 본다.



업무 피드백하기

솔직히 팀원이었을 땐 팀장이 왜 힘든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보다 연봉 더 받으니까 받은 만큼 야근하고 일 더 하는 게 맞는 거 아닌가?라는 가벼운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제와 내가 팀장이 되어보니 왜 돈을 더 받아야 하는지 알 것 같다. 업무의 중요도도 있겠지만 그것보단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가장 크니까 더 받아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사이코패스가 아닌 이상 싫은 소리를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그렇지만 팀장이니까 팀원 개인별로 업무에 대한 피드백을 줘야 한다. 대체로 좋은 소리가 나올 확률은 적으며 최대한 빨리 수정해서 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팀원들을 쪼아야? 한다. 정말 괴로운 건 싫은 소리를 용기 내어 좋게 에둘러 표현해 힘겹게 내뱉었는데 싫은 티를 팍팍 내는 팀원들의 태도였다. 

이런 경우 나는 이 얘기를 덧붙인다. 당신에게 싫은 소리를 하고 싶지 않지만 이게 나의 역할인걸요. 사적인 감정은 없어요. 일에만 집중합시다. 



내 일엔 집중이 안될 때

나는 대체로 팀원이 3명 정도인 작은 팀의 팀장이었다. 인원수는 적지만 각자의 역할이 분명하고 그들의 아웃풋이 중요했기 때문에 꽤나 그들을 컨트롤? 하기 어려웠다. 팀장이 되고 보니 주간 업무 보고, 월별 회의 발표 자료 등 신경 써야 할 일들이 3배 정도 늘어났다. 대체로 문서 작업들이었지만 보고를 진행할 때마다 우리 팀의 성과를 다른 팀들에게도 공유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꽤 신경 써서 준비해야 했다. 팀장이지만 매니징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무도 같이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나의 업무에는 집중을 할 수 없었다. 타 부서 팀장님들끼리 속 터놓고 얘기할 땐, "아 팀장 안 해요~ 내 일만 하고 싶어요. 내 일만." 하고 칭얼대기도 했다. 



팀원을 내보낼 때

팀원이 본인의 지인을 추천해서 면접까지 진행한 후 현재 상황에 함께 하기에 적당하다 싶어 채용했던 팀원이 있었다. 초반에는 그분도 열정이 있었고 나도 그 열정에 격려해주고 성과를 낼 수 있을 때까지 지켜봐 주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팀원은 우리 팀의 방향과 맞지 않는 의견들을 고집하거나, 같은 일로 계속해서 지적을 받게 되는 일들이 발생했다. 그러니 그 팀원의 성과 역시 부진했다. 결국엔 그 팀원은 팀 분위기 전체를 흐리게 했으며 나와의 마찰이 생길 때마다 불만을 가감 없이 표현했다. 결국 나는 팀원을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그 팀원이 잘못했다거나 내가 잘못했다거나 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냥 우리가 맞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결정되기까지 서로를 이해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내가 직접 면접을 보고 내가 뽑은 사람인데 난들 내보내기가 쉬웠을까.. 그래서 그 이후에 면접을 볼 때면 회사와 팀과의 fit이 잘 맞는지를 주로 확인한다. 여러 사람을 거치고 보니 가장 중요한 건 회사와의 fit과 그 사람이 얼마나 고민하며 일을 하는지인 것 같다. 



글을 쓰다 보니 생각보다 성과에 대한 얘기는 쓰지 않게 되었는데, 뭐 이건 기본 디폴트로 가져가는 팀장들의 스트레스가 아닐까 싶어서.. 월요일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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