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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할아버지 Mar 30. 2023

선생님! 제가 처음으로 언제 쉬냐고 안 물어보았어요!

시간은 모두에게 상대적인 가치를 가진다

2주간 다녀온 미국 여행, 이 짧은 시간에도 알게 모르게 시차를 느끼는가 보다. 얼마 전까지 머물던 지구 반대편의 시차 탓에 조금은 피곤하다 생각하며 아이들과 함께할 목공 시간을 어떻게 진행할지를 생각한다.

아직은 차가운 날씨 탓에 목공실보다는 교실에서 설계도를 그리는 것으로 수업 시작을 한다. "자! 오늘은 지난 시간에 너희들이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한 것들을 잘 만들기 위해 각자의 생각을 그림으로 그려 보자!"

아이들은 저마다의 생각을 A4용지에 그려내기 시작한다. 백인백색의 다양한 그림이 나오고 틀에 갇힌 수업 방법이 아니라 아이들이 주도하는 수업으로 진행하였다. 조금은 소란스럽고 통제가 안 되는 듯하지만 아이들은 새로운 느낌을 받는가 보다. 그중 한 아이가 말을 한다. "선생님! 이런 수업은 처음 받아봐요. 그런데 너무너무 좋은 것 같아요." 아이들은 스스로도 부산스러운 가운데 나름 대로의 질서를 지키고 있다.

나 역시 통제받는 것에 익숙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최대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최대한의 자율성을 지켜주고 싶음이다. 아마도 나의 그런 마음이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전해 지는 것 같다. 두 시간 내내 아이들과 함께하며 아이들의 개성을 하나하나 지켜보며 시차의 피곤함도 어느덧 사라지고 아이들과 함께 어우러져 동화되어가는 나를 보고 있다.

순식간에 두 시간이 지나가고 마무리를 해야 하는 시간 제일 부산스럽고 유쾌한 아이가 말을 한다. "선생님! 제가 지금껏 수업을 받으며 언제 쉬어요 하는 질문을 꼭 하는데 오늘 처음으로 그런 질문을 안 한 것 같아요. 그리고 목공 시간이 일주일에 한 번은 너무 적어요 적어도 세 번쯤 해 주시면 안 되나요."

이런 말들이 나에겐 큰 힘이고 이 아이들과 더 가까워져야 하는 이유가 된다. 같은 시간인데도 생각에 따라서는 아쉬움을 남길 만큼 짧게 느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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