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리뷰 쓰고 벌금 4억 받은 한국인 부부

by 나무향기

오늘 호주 신문 <The Guardian> 지에 대문짝 만하게 난 기사가 있었다. 거짓 리뷰를 달아 호주 달러로 $450,000의 벌금을 물게 되었다는 기사였다. 거짓 리뷰에 대한 벌금 치고 벌금이 상당하다는 생각에 기사를 읽어보았는데, 벌금 액수보다 놀라운 건, 그 거짓 리뷰를 쓴 사람이 한국인 부부라는 것이었다. 물론 그 기사에 그 사람들이 한국인이라는 언급은 없었지만, 이름이 Min Sik Kim, Anna Min이라고 하니 한국인이라면 금방 한국인임을 알 수 있다. 하필이면 소재지가 내가 살고 있는 골드코스트라, 같은 지역사회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하니 더 기가 찼다.


사건의 경위는 이러하다. 성형외과 의사인 김민식과 그의 아내 민안나는 경쟁업체의 성형외과 의사인 Cesidio Colagrade가 운영하는 병원의 구글 리뷰에 거짓 리뷰를 달아 정신적 고통과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게 한 것이 너무나 자명하여 판사가 45만 불의 벌금을 물렸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거짓 리뷰가 의사의 실력 부족이나 수술 부작용에 관한 부분이 아니라, 의사의 성추행으로 고통당한 환자인 척을 하며 거짓 리뷰를 남겼다는 것이었다. 집요한 조사 끝에 그 리뷰의 계정 주인이 경쟁업체 성형외과의 김민식과 그의 아내 민안나라는 것이 밝혀졌고, 고의적인 거짓 리뷰임이 밝혀져 벌금을 물리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부끄럽다. 이 한마디 밖에는 생각나는 단어가 없다. 무지 부끄럽다.


한국은 거짓 리뷰를 작성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고 한다. 호주에 비하니 벌금이 많이 약하다. 하지만 분명 한국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악플과 허위 리뷰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심지어는 목숨까지도 잃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물리적인 상해보다 정신적 상해가 더 고통스럽고, 그 손해를 금액으로 환산하는 일은 쉽지 않다. 누군가의 생명을 잃게 한다면 그건 살인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키보드를 가볍게 두드려 누군가를 해하고, 죽이고 있다.


경쟁 사회에서 부대끼며 살아서인가?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야만 내가 설 수 있다는 생각. 누군가를 넘어 뜨려야 만 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건 비극적인 현실이다. 어렸을 때부터 학습된 경쟁구도. 심지어 드라마에서도 경쟁구도가 없으면 시청률이 오르지 않는다. 그에 더해 점점 진화하고 있는 사이버 폭력. 내가 남긴 악플과 리뷰 하나가 누군가에겐 살인 무기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지도 못한 채 생각 없이 남기는 악플들과 리뷰들. 이 모든 것이 부끄러운 현실이다.


올바른 선의의 경쟁을 배우지 못한 그들, 자신의 실력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즐거움을 모르는 그들, 다른 사람의 실력을 인정해 주지 못하며 시기하기 바쁜 그들, 그들이 안쓰럽다. 불쌍하다. 안타깝다.


지난번 얻어 온, 새파란 바나나 일곱 개가 달린 바나나 송이가 익어 가는 모습을 보니 동시에 익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다 익어가는 속도가 제각각이었다. 우리는 다 제각각이다. 누구와 제발 비교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경쟁 좀 부추기지 말았으면 좋겠다. 다 각자의 속도와 가치가 있다. 부모라면 자녀에게 그가 익어가고 있음을 칭찬해 주어야지, 더 빨리 익었다고 칭찬하는 어리석음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속도를 존중하는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어른들이 살펴야 한다. 그래야 저런 안타까운 어른들을 낳지 않게 된다.


<사진출처: 호주 7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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