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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중간관리자는 없다.

중간관리자의 부서 업무 관리법

실제 회사 업무를 하다 보면 회사 밖에서는 '구직란' 그리고 회사 안에서는 '구인란'에 시달린다.

신문에서 사회 경제면을 살펴봐도 직장을 찾기 위해 예비 직장인들이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막상 회사에서도 필요한 인력을 뽑을라치면 해당 직무에 적당한 인재를 찾기가 어렵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중간관리자는 부서의 업무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서 내 팀원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다. 만일 부서 내 팀원들이 한 명이라도 낙오 - 즉, 퇴사한다면 부서 내 업무는 흔들리기 마련이며 부서에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칼럼에서는 중간관리자가 부서 업무를 효과적 그리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어떤 방향으로 부서 업무를 진행할지 그리고 중간관리자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01. 중간관리자는 새로운 업무를 인큐베이팅하여야 한다.

실제 회사에서 부서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 같다. 

회계부서라고 해서 모든 회사에서 동일한 업무를 하지는 않는다. 기업의 규모, 가용 인력 현황 및 조직 내 위치 등에 따라 회계부서의 업무 범위도 천차만별이다. 

또한, 부서의 업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리고 환경에 따라 변함에 따라 새로운 업무가 늘어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새로운 업무 수행을 부서 내 팀원들이 좋아할 리 만무하다. 부서 내 팀원들은 현재 Routine 한 업무에 깊이 관여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업무를 제쳐두고 새로운 업무를 수행하기는 어렵다.

또한, 새로운 업무는 목적, 업무 범위 및 운영 방법 등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어서 중간중간 의사결정도 필요하다. 이러한 새로운 업무가 잘 운영되도록 인큐베이팅하는 것은 오로지 중간관리자의 몫이다. 

그리고 새로운 업무가 잘 인큐베이팅되었다면 그 후에 부서 내 Routine 한 업무로 이관하여 부서 내 팀원들에게 할당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오해해서는 안될 부분이 새로운 업무에 대해서 팀원들과 내용을 공유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중간관리자가 진행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02. 중간관리자는 부서 내 구원투수의 역할을 하여야 한다.

함께 일하는 부하직원들이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각 부서에는 위에서부터 수시로 다양한 업무들이 전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서 내에서 해야 하는 업무들은 항상 존재한다. 그리고 수시로 내려오는 업무들은 시급을 다투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중간관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중간관리자는 팀원들의 업무 현황을 보면서 소위 '수명성' 업무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 때에 따라서는 스스로 해당 업무를 담당할 필요가 있다.

만일 매일 진행하는 업무에 치여서 '수명성'업무를 소홀히 하거나, 또는 '수명성'업무에 집중해서 매일 진행하는 업무를 소홀히 하면 중간관리자가 책임지고 있는 부서에 대한 평판은 무너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둘 다 열심히 하면 Work & Life balance를 지키기는 어렵다. 그리고 '부서 평판'에 대한 중요성은 다른 칼럼에서 언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간관리자는 일상적인 Routine 한 업무에 치여서는 충분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항상 부서 내 업무의 병목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기 상태에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중간관리자가 일을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님을 오해하지 말자.


03. 중간관리자는 부서 내 업무에 대한 변화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Process 컨설팅을 하다 보면 의외로 현업의 반발에 부딪히기 쉽다. 

업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고 문제점을 파악해서 더 효율적인 Process solution을 제안했지만, 현업에서는 기존의 업무가 익숙하다는 이유로 변화를 싫어하기도 한다.

한 번은 ERP를 구축하는 Project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필자는 Process 변화 담당자 입장에서 개선과제를 현업과 협의하여 도출하였는데, 실제 ERP에 반영된 Process 결과는 기존에 진행하고 있던 비효율적인 업무 그대로였다. 즉, 필자와 도출한 개선과제는 전혀 무용지물이 되었다. 

왜 이러한 결과가 생기는 걸까?

한편으로는 필자가 현업의 업무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한 해프닝(실제 많은 컨설턴트들에 대한 불만이 여기에 속한다)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현업 입장에서는 기존의 프로세스를 변경한다는 점이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실제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해야 한다는 입장을 잊어버리고 컨설턴트 입장에서 본인의 업무를 이해해보면 충분히 개선할 여지가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자동화가 충분히 가능한 업무를 예전부터 진행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수작업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기존 업무를 개선하는 경우에는 초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부서 내 팀원들은 기존 업무 때문에 해당 업무를 진행할 여유가 없기도 하다. 

이런 경우에도 중간관리자가 나서야 한다. 때로는 신규 업무처럼 개선사항을 인큐베이팅하거나 개선 업무가 잘 정착되도록 지원하는 모습이 중요하다. 개선 업무는 결국에는 부서 내 업무 효율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04. 부서 내 팀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모든 '조직행동론'수업에서는 동기부여가 팀원들이 회사 업무에 몰입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문제는 팀원 각각의 입장에서 보면 동기부여도는 요소가 각각 다르다는 점에 있다. 어떤 팀원은 '급여'에 대한 이슈를 제일 크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다른 팀원은 소위 '가치 있는 일'에 더 집중하기도 한다. 그리고 또 다른 팀원은 'Work & Life balance'를 지상과제로 여기기도 한다. 

이렇듯 팀원 각각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지만, 팀원이 지향하는 동기부여 부분을 파악할 가치는 충분히 있다.

일례로 한 부서 내 팀원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해당 팀원은 업무를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것이 주위 사람들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팀원을 바라보는 필자의 생각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필자가 해당 부서장으로 발령을 받은 뒤에 해당 팀원은 업무에 대한 적극성이 높아졌으며, 또한 업무에 대한 완전성 및 탁월한 책임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주위에서 필자에게 비결이 뭐고 물어봤지만, 필자도 딱히 그 이유를 알지는 못한다. 다만, 필자는 해당 팀원과 이야기를 해보니 겉으로 바라보는 것보다 자존감이 높은 친구였다. 따라서 필자는 해당 팀원에게 가능한 많은 업무를 위양하고 어려운 부분만 함께 고민하고 팀원 스스로가 주체가 되도록 해준 기억이 난다. (불행히도 모든 팀원들이 동일한 방식으로 한다고 업무에 대한 완전성 및 책임감이 커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중간관리자는 항상 팀원에 대한 성향을 잘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다.


05. 자신에 대한 험담에 관대할 필요가 있다.

일부 중간관리자들은 부하직원들이나 동료들이 남몰래 본인에 대한 험담을 하는 것을 참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험담을 가지고 부하직원들과 다툼이 있거나 남몰래 앙심을 품는 소위 '속 좁은' 중간관리자들도 있다. 

하지만, 중간관리자는 자신의 '험담'에 대범할 필요가 있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사람이 어디 있겠으며,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 두 명을 다 맞추다 보면 정작 부서 업무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때로는 '험담'을 잘 새겨둘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에 대한 '험담'을 통해 자신의 부족한 점을 확인하고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어느 부하직원이 팀장의 단점을 마주 않은 자리에서 지적할 수 있으랴~

마지막으로 '험담'은 부하직원이 스트레스를 푸는 통로일 수도 있다. 오히려 동료들끼리 상사에 대한 험담을 통해서 상사에 대한 적대감이 조금은 누그러지는 경우도 있다.



중간관리자의 부서 업무 관리 방법을 이야기하면서 마지막으로 구글의"20% 시간" 법칙을 소개하고자 한다.  모든 구글 엔지니어들은 업무 시간 중 20% - 주 5일 근무 기준으로 일주일 중 하루 - 를 그들이 흥미로워하는 프로젝트에 사용하도록 권장된다. 구글의 검색 제품 및 고객 경험 파트의 부사장인 매리 싸 마이어는 스탠퍼드 대학에서의 연설에서 새로 론칭되는 서비스의 50%가 이러한 20% 시간을 통해 시작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즉, 찰리 채플린이 연기한 "모던타임스"처럼 기계처럼 빠듯이 움직이는 업무환경에서는 창조적이고 건설적인 업무가 탄생하기는 어렵다. 중간관리자는 이러한 환경이 조성되도록 부서 내 업무를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회사 생활이 즐겁기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일상생활에 대부분은 회사 생활에서 이루어지니 회사생활이 즐겁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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