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어본 재미있는 삼국지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얼마전 설민석 작가의 '삼국지'가 출판된 걸 보면서
언젠가 나도 삼국지를 써봐야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름 삼국지 매니아로서 그 동안 재미있게 읽었던 다양한 삼국지 버전을 추천해보고자 한다.
01. 이문열의 '삼국지'
삼국지를 처음 읽는 초보자들에게 먼저 권하고 싶은 삼국지 책은 이문열의 '삼국지'이다.
이문열의 '삼국지'는 거의 10번 이상 독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등학교 때 용돈을 모아 한권한권 사서 읽을 정도로 무척이나 재미 있었다.
책을 써나가는 이야기꾼인 이문열씨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한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으니 말이다.
요즈음 재해석한 여타의 삼국지와 달리 최초본인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와 가장 닮아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삼국지연의'를 옮겨적은 것이 아니라 이문열 만의 편역을 해놓은 부분은 이문열의 '삼국지'만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02. 진순신의 '제갈공명'
이문열의 '삼국지'를 암기하다시피 읽다보니 다른 사람들이 삼국지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연히 집어든 것이 진순신의 '제갈공명'이다.
진순신은 일본의 대표적인 중국역사에 전통한 작가로 알고 있다.
일본에서 발행되는 삼국지는 특히나 '조조'에 대한 평가는 후한 반면에 유비 사람들에게 평가가 나쁜 것이 일반적이다.
(참고로 이문열 씨 또한 '삼국지'를 써내려가면서 조조를 중심인물로 바꾸고자 했던 유혹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동안 이문열의 삼국지에 푹 빠져 있던 나에게 '유비'는 계략가이고 '제갈공명'의 인간적인 고뇌와 한계 등에 대한 이야기를 잘 그려놓아서 그런지 무척이나 새로웠던 책이었다.
책의 분량도 그때는 두권이었고 색다른 해석이 너무 재밌어서 두세번 이상 읽었던 기억이 난다.
03. 이학인의 삼국지 만화 - '창천항로'
만화라고 해서 무시하지 말자.
조조에 대한 신격화의 끝판왕이라고 해도 좋을 조조 위주의 '삼국지'이다.
조조에 대한 새로운 평가는 무척이나 흥미롭다.
약가는 도가 사상가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조조라는 인물을 신비롭게 그려놓은 삼국지.
아쉬운 점은 원작자인 '이학인'이라는 사람이 중간에 죽지 않았다면 100여권 이상의 방대한 삼국지가 완성되었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 점이 무척이나 아쉽다.
04. 고우영의 삼국지 만화
고우영하면 '해학'이라고 표현해도 좋지 않을까?
여지껏 읽어본 삼국지 중에서 '유비'를 가장 해학적으로 표현한 삼국지라고 볼 수 있다.
나중에 읽어본 '십팔사략'을 보면서 '유비'를 '유방'과 유사하게 표현한 점이 느껴진다.
그림체가 그래서 그런지 삼국지의 깊은 맛은 조금 덜 하지만
그래도 삼국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석이 녹아있는 책이다.
열국지, 십팔사략, 초안지 및 수호지 등을 읽다보면 '어~ 이거 삼국지에서 나오는 이야기인데' 할 정도로
삼국지는 그 시대의 역사를 기록했다기보다는 중국의 역사의 재미있는 부분을 다 모아서 만든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삼국지를 최초 소개한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는 소설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어찌되었든 삼국지는 다양한 인간들이 전략, 배신 등이 다 표현되어 있으므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되씹어 읽어봐야할 책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