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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던남자 Aug 30. 2019

죄송하지만, 희귀 난치병이네요...

나는 병원 유목민이다 #1. 다발성 경화증 이야기

삼성 서울병원 뇌신경 센터에서 접수하고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접수하는 절차도 모두 기게로 해야 한다는 것을 설명해 준다


병원에 청원 경찰이 감시를 하며 만약을 대비하고 있다.


2차 병원에서 가져온 목과 머리 MRI를 직접 등록해야 한다.


등록시간은 5분 정도 걸렸다. 간단하긴 하지만 노인들은 어떡하라구!!


최병옥 교수님께 진료를 받으려고 기다린다.
환자들은 잔뜩 긴장한 채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제발 암이 아니길......,


수납 기계로 번호표를 뽑아야 한다.  직원들은 점점 기계로 대치되고 있었다.
저 중년의 아저씨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인생은 무엇이고 삶과 죽음 앞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1층 본관 로비의 모습이다. 호텔 로비인 줄 알았다. 역시 삼성호텔이다.


나는 2차 진료기관에서 치료가 불가하다고 3차 진료기관으로 보내졌다. 그리고 희귀 난치성 질병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듣보잡 병이라고 한다. 원인도 모르고 치료도 안된다고 한다. 하늘이 무너질 것 같았지만 병원에서 바라본 하늘은 멀쩡하였다. 삼성서울병원 본관은 중앙로비 쪽에서는 하늘을 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웬만한 호텔을 능가하는 시설을 자랑하였다. 


삼성서울병원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온갖 환자들이 다 모여있었다.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사람들의 희비를 스치듯 보면서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하며 병원을 나섰다. 두 달 후에 정밀 검사 예약이 잡혀 있다. 하지만 그 검사를 한다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한다. 삼성서울병원은 생각보다 수많은 환자들의 집합소였고 모두의 얼굴에는 삶과 죽음이 교차하고 있었다. 두 달 후에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사는 이유다. 나에게 내일이 언제까지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침마다 눈을 뜨면 산책을 나간다. 하루를 가장 멋지고 치열하게 살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빠트리지 않는다. 초등학교 방학 때 동그란 원을 그려 기상부터 취침까지 하루 일과표를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실천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그 심정으로 하루를 살고 있다. 


병원을 나서기 전 중앙 본관 로비에서 한참을 앉아 있었다. 절반은 넋이 나간 상태였다. 머리 위로 햇살이 정신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모두가 중환자처럼 보였고 세상 전체가 병원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순간 혼란이 몰려왔다.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사람들도, 나처럼 아직은 알 수 없는 질병을 확인하기 위해서 온 사람들도 모두가 우울해 보였다. 거대한 병원에서 직원들도 환자들도 웃지 못했다. 그 어디에서도 웃음끼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죽음의 위력은 그토록 대단하고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었다. 유일하게 햇살만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100억 년 전부터 모든 것을 지켜본 저 햇살만이 마음대로 웃을 자유와 여유를 가지고 있었다. 






나의 브런치에 올려진 모든 글들은 [하루만에 책쓰기]로 써서 별다른 퇴고 없이 올려진 글들이다. 
참고로, [나는 매주 한권 책쓴다]란 주제로 정기 강의를 하고 있다. 월출산 국립공원에서는 매주 수요일 14:00~16:00, 서울 선정릉에서는 매주 금요일 19:00~21:00다. 글쓰기와 전혀 상관없는 일반인들이 [하루만에 책쓰기]를 통해서 실제로 매월 또는 매주 한 권 책을 쓸 수 있도록 고정관념을 적나라하게 깨트려주는 강의다. 실제로 필자처럼 매주 한권 책을 쓰는 회원들만 20명 이상이다. 매월 한 권 책을 쓰는 회원들까지 합하면 100여명 이상이다. 그 숫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수강신청은 온오프믹스닷컴에서, 월출산 상시 강의 문의는 010 3114 9876의 텍스트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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