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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던남자 Oct 16. 2019

#21주 차, 삶은 힘을 향한 의지다.

하루 만에 책 쓰기로 매주 한 권 책 쓴다(2019년 7월 1일)

Note: 하루 만에 책 쓰기로 매주 한 권 책 쓰기 프로젝트는 나의 평생 프로젝트로 2019년 2월 11일 월요일에 춘천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죽기 전날까지 멈추지 않을 것을 소망한다. 만일 이 프로젝트가 중단되었다면, 나는 이미 질병과의 전투에서 1패를 기록하며 다른 별로의 고독한 여행을 시작하였을 확률이 아주 높다.




@ 부제: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안에 있다. 외롭지만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이기주의자가 되는 순간부터 나는 행복해질 수 있었다.

@ 분량: 이북 기준 162페이지(폰트 22)

@ 판매: 블로그 서점(https://blog.naver.com/jebyi)




프롤로그


나는 늘 외롭다. 외롭기만 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설상가상으로 우울하기까지 하다. 심하게 우울할 때도 많다. 그런데 외롭거나 우울한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된 적은 거의 없다. 그렇다고 행복을 느낀 것도 아니다. 나는 왜 이렇게 행복도 불행도 아닌 어정쩡한 삶의 수레바퀴에 깔려 살고 있는 것일까? 삶이란 무엇일까? 수레바퀴의 무게를 견뎌내는 것이 삶이고 그 삶이 모여 앞으로 나아가는 진중한 힘이 되는 줄 알았다.      


어느 날은 온몸으로 수레바퀴에 저항하고 있었다. 그리고 더 이상 수레바퀴가 내 몸을 밟고 지나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그렇다고 수레를 뒤집어엎은 것도 아니었다. 수레바퀴에 깔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삶에 대한 새로운 의지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어느 날은 내가 수레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드디어 수레를 운전하는 주인이 되었다. 그날부터 나의 삶에는 행복이라는 싹이 트고 자라기 시작하였다. 나를 사랑하는 일은 내가 스스로 나의 수레를 운전하는 일이었다. 이제 더 이상 수레바퀴에 깔리거나 짐칸에 실리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지만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나를 위해 수레를 준비하고 내가 원하면 나아가고 내가 원하면 정지할 것이다. 나를 위해 나아가는 힘 자체가 바로 나를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단순하고 쉬운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알기까지는 반세기가 걸렸다.     


그동안 나는 왜 사는지조차 모르고 살아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해지려고 산다. 그 말이 머리에는 와 닿았지만 마음에 와 닿지는 않았다. 살다 보면 행복해질 수도 불행해질 수도 있다. 내가 불행해지기 싫다고 불행을 피할 수 없듯이 행복해지고 싶다고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었다. 행복을 운명에 의지한 채 살아왔던 것이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40대 중반이 되자 비즈니스도 안정되기 시작하였다. 돈 걱정에서 어느 정도 해방되기 시작하면서 행복한 줄 알았다. 마음만 먹으면 아이와 유럽 전역의 도시들로 여행을 다녔고 좋은 호텔에서 비싼 음식을 먹었다. 열심히 살다 보면 맥도널드에 가지 않고도 인생을 즐길 수 있다고 아들에게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 꼰대 아빠가 되어가고 있었다.

맥도널드와 미슐렌 별을 받은 레스토랑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크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무던히도 노력하였다. 나의 의도는 아들에게 자극을 주려는 것이었다. 인생을 즐기기 위해서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좋은 대학을 나와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를 여행으로 알려주려는 것이었다. 아들은 이해는 하지만 자극은 받지 않겠다는 태세였다. 공부하라고 하면 하고 싶었던 공부도 하기 싫어진다. 그 진리를 온몸으로 체험하며 성장한 나도 별 수 없는 그저 그런 속물근성이 꽉 들어찬 아빠였다. 아마 아이도 마음속으로 자신이 아빠가 되면 아빠처럼 살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하였을지도 모른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우리의 여행이나 식사 패턴은 정형화되기 시작하였다. 아들은 레모네이드를, 나는 맥주를 곁들인 만찬을 끝내고 일어서는 그 순간에 아빠로서의 자부심과 자신감에 뿌듯함마저 느끼곤 하였다. 그렇다고 그 뿌듯함이 행복이라는 감정으로까지 연결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반면, 마음 한켠에 외롭고 쓸쓸하다는 생각이 앞섰다. 그 외로움이 행복한 외로움이기를, 그 쓸쓸함이 낭만적인 쓸쓸함이기를 바라는 기대는 기대로 끝나고 말았다. 이러한 감정이 반복되면서 알 수 없는 우울감에 시달리기 시작하였다. 그 우울감은 비단 나만의 것이 아니기를 은근히 기대해 보곤 하였다. 내 또래의 후기 청년들이라면 홍역을 앓듯이 한 번쯤은 겪어야 할 통과의례쯤으로 가볍게 여겼다. 하지만 또래의 마음을 일일이 물어볼 수도 없고 나만 점점 수렁에 빠져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원인을 알 수 없는 외로움과의 싸움은 인생의 정점기라 할 수도 있는 40대 중반부터 나의 삶을 서서히 잠식해 들어오고 있었다.     


외로울 때면 차를 몰고 드라이브를 나가보지만 막상 갈 때가 없었다. 이럴 때 차를 몰고 몇 시간 달리면 바닷가나 산속에 친구의 집이 있는 상상을 많이 하였다. 연락도 없이 언제든 차를 몰고 달려가면 술 한 잔 하고 늦은 시간이면 밤을 지새우고 아침에 돌아올 수 있는 그런 친구가 절실하게 필요하였다. 하지만 현실세계에서 그런 팔자 좋은 친구는 없었다. 그런 친구를 동경하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굳이 친구가 아니어도 외로우면 나도 모르게 그리워하는 특정 장소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내가 덜 외롭고 덜 비참해지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 사람이니까 외롭다는 어느 시인의 시처럼 외로울 때마다 친구가 그리워졌다. 그러나 그 친구는 이름도 얼굴도 나이도 성별도 모르는 가상 속의 친구였다. 외롭지 않기 위해서는 이기적으로 변해야만 하였다.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외롭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사람이라는 것 외의 다른 이유는 모르겠다. 외로운 사람들끼리 친구가 되면 좋을 텐데 라는 막연한 생각에 사로잡히기 일쑤였다. 그래서 그 외로움이 모여서 서로의 외로움을 조금씩이라도 상쇄시켜 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곤 하였다. 나의 외로움에 행복을 선물한다고 생각하니 제법 근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기적으로 살기로 생각을 바꾸었다. 나를 먼저 사랑하지 않으면 나의 외로움이나 우울에게 선물을 줄 방법은 요원하였기 때문이었다.      


그 가상의 친구들은 외로울 때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다. 각자 자기만의 멋진 아지트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차나 술을 마시며 가벼운 주제로 서로의 속내를 한 번쯤은 진지하게 들어보고 싶다. 이성이어도 동성이어도 상관없다. 그냥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였으면 좋겠다. 하루를 살아낸다는 의미는 알 수 없는 힘들을 향해 달려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 알 수 없는 힘들을 밀어내는 행위일 수도 있다. 그 힘이 절망이 아닌 희망이기를 바라면서 오늘 하루를 밀어내는 것이다.


끝으로 지극히 주관적인 글들이 모여  한 권의 책으로 나올 수 있도록 지구 반대편에서 응원해주고 격려해준 아내와 아들 그리고 사냥하는 고양이 둘째 아들 단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 목    차 -


프롤로그    

 

1. 살아가는 이유들

삶은 밀어내기

2. 추억이란 연료

3. 절망과 희망 사이

4. 관계의 그물망

5. 주어진 과제     


2. 타인들의 삶

공감능력

2. 이기주의

3. 타인

4. 소통의 역설

5. 모른 체하기     


3. 이기적인 나

이기적 인간

2. 익숙해진다는 것

3. 사람으로 산다는 것

4. 자존감

5. 행복하지 않으면 어때     


4. 가상의 친구들

무인도 카페

2. 소백산 천문대

3. 몽탄의 도연 가마

4. 장터목 산장

5. 동막리 해수욕장     


5. 외로움의 공간들

리치먼드 파크

2. 켐든 마켓

3. 하이게이트 공동묘지

4. 오베르 쉬르 우아즈

5. 헤이리 카메라타     


에필로그



에필로그

  

삶은 누구에게나 한 번뿐이다. 따라서 삶에는 연습이 없다. 그래서 더욱 애틋하고 아쉬운 여운을 남기나 보다. 마르크스나 반 고흐처럼 불꽃처럼 살다가 가는 삶도 좋지만 바람처럼 왔다가 구름처럼 사라지는 소소한 삶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성적이지도 외향적이지도 않은 어중간한 성격 덕분에 진솔한 친구를 많이 사귀지 못하였다. 아니 진솔한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세월의 무게 앞에 그 진솔이란 단어는 의미가 퇴색되어가고 말았다. 그래서 이제는 여기저기서 나를 불러주는 친구가 거의 없다. 20년이란 세월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지금까지 친구로 남아준 사람들도 있다.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여기저기에 가상의 친구들을 만들어 두고 싶다. 언제든지 달려가서 밋밋한 생맥주 한잔 같이 마실 수 있는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지역에 말이다.   

   

철부지 같은 생각이고 욕심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가상의 친구들에 대한 욕심을 버릴 수가 없다. 세월이 흘러도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더 절박해질 것만 같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은 사람이었다. 사람의 부재가 불러온 결과는 참담하였다. 그 틈새를 가상의 친구들로라도 메우고 싶은 것이다.      


우울할 때만 친구에게 달려가는 것은 아니다. 기쁠 때에도 달려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밤새워 맥주잔을 기울일 수 있는 그런 가상의 친구들이 많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어쩌면 나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후기 청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그런 친구들이다. 내가 외롭고 힘들 때 같이 술 한 잔 하고 토닥여줄 수 있는 그런 가상의 친구들이 그리운 날이다. 삶이란 결국 그런 의지의 표출이고 그 의지가 닿는 힘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외로운 모든 이들에게 가상의 친구 같은 역할을 자처하고 싶은 날이다.      


2019년 7월 1일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나의 브런치에 올려진 모든 글들은 [하루만에 책쓰기]로 써서 별다른 퇴고 없이 올려진 글들이다. 
참고로, [나는 매주 한권 책쓴다]란 주제로 정기 강의를 하고 있다. 월출산 국립공원에서는 매주 수요일 14:00~16:00, 서울 선정릉에서는 매주 금요일 19:00~21:00다. 글쓰기와 전혀 상관없는 일반인들이 [하루만에 책쓰기]를 통해서 실제로 매월 또는 매주 한 권 책을 쓸 수 있도록 고정관념을 적나라하게 깨트려주는 강의다. 실제로 필자처럼 매주 한권 책을 쓰는 회원들만 20명 이상이다. 매월 한 권 책을 쓰는 회원들까지 합하면 100여명 이상이다. 그 숫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수강신청은 온오프믹스닷컴에서, 월출산 상시 강의 문의는 010 3114 9876의 텍스트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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