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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던남자 Oct 27. 2019

글쓰기와 영어를 못하는 이유는 닮았다

책을 쓴다니 지나던 소가 웃었다 #9 글쓰기를 방해하는 것들

글쓰기에 대한 비법이 따로 있지는 않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많은 글쓰기 책들이 시중에 나와 있지만 초보자들은 제발 무시하길 바란다. 그 많은 글쓰기 관련 책들을 읽다 보면 글쓰기는 점점 요원해지고 만다. 문법도 문장력도 글의 구성도 복잡하고 작가마다 다른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한국에 안식년이라는 명목으로 돌아온지도 1년이 넘고 있다. 대치동 근처에 자주 가다 보니 학원들의 열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가끔 회 먹으로 노량진에도 간다. 여전히 학원골목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동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주 전에 새로 이사 온 한강신도시에는 심지어 줄넘기 학원까지 있었다.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프랜차이즈처럼 보여서 놀랐다. 하지만 아직 한국에서 일기 쓰는 법을 알려주는 학원은 보지 못했다. 글쓰기는 일기에서부터 시작해도 무방하다.      


처음부터 훌륭하고 멋진 작가란 없다. 어쩌다 보니 작가가 되는 세상이다. 국어국문학이나 문예창작과를 나오지 않아도 누구나 글을 쓰다 보면 작가의 꿈을 이룰 수 없다. 글이란 쓰고 쓰다 보면 언젠가는 알아주는 이가 있고 뻥하고 터질 수밖에 없다. 시골의 카페에서 쓰고 떠 써 내려간 조앤의 글들이 세상을 놀라게 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본인조차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아이 엄마로서 오로지 할 수 있는 일이 글쓰기였을 뿐이었을 것이다.      


글을 쓰고 싶다면 글쓰기 교실은 이제 가능하면 잊어버려라. 그 이유는 자명하다. 처음부터 글을 문법이나 문장력으로 쓸 수는 없다. 쓰고 또 쓰다 보면 문법도 깨우치고 문장력도 생긴다. 초보 과정을 면하고 본격적인 글쓰기가 시작되면서부터 글쓰기 수업에 관심을 갖는 일까지 말릴 생각은 없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그렇게 평생 영어공부를 해도 영어를 못하는 이유는 우리 스스로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놈의 문법에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체계적이고 고급 진 영어를 구사하려면 문법이 필수라는 주장에 더 이상 동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는 우리의 공교육과 사교육이 적당히 타협을 해서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영어의 말이나 글쓰기를  가르칠 의사도 의향도 없었다. 교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려면 준비해야 할 일들이 많아진다. 교사들부터 영어라는 언어를 말로 할 수 있어야 하는 것도 커다란 장벽이다. 한마디로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결과가 바로 한국 영어교육의 현실이다. 아직도 얼마나 많은 청소년들이나 취업준비생들이 그 고통의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 모른다. 평생을 영어라는 배에 타서 내리지도 못한 채 울렁증을 참고 견디고 있지 않는가! 안타깝지만 우리 영어교육의 현주소다. 20년간 영어의 본고장에서 살면서 많은 영어연수생과 유학생을 만났다. 물론 그들의 다수는 직원이나 알바 형태로서의 만남이었다. 얼마 전부터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라는 제도를 통해서도 만남은 이어지고 있다. 안타깝지만 그들의 영어에 대한 애환은 한결같았다.      


내가 접한 한국이라는 나라에는 우리말로 쓰는 글쓰기에도 울렁증과 배 멀리가 있었다. 그 주역들이 바로 공교육과 사교육의 야합이었고 나머지 일부는 글은 체계적이고 어휘나 문법에 맞게 써야 한다는 글쓰기 관련 서적들과 글쓰기 관련 교실들이었다. 물론 이들 자체를 깡그리 부정하지는 않는다. 세상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고 그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바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초등학교를 입학하지도 않은 아이들에게 중학교 과정의 미적분을 가르치려 든다는 것이다.     


방법론과 효율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하려는 아이에게 어떡하면 육상선수처럼 잘 달릴 수 있을까? 를 가르치면 안 된다. 이제 막 옹알이를 시작한 아이에게 글쓰기에 대해 가르쳐서는 안 된다. 처음 글을 쓰는 사람들은 모두가 걸음마부터 그리고 옹알이부터 하는 단계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첫 문장부터 막히고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단지 욕심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글쓰기에서는 어린아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기 때문이다.      


글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쓰는 것이 울림도 있고 감동도 있다. 지식과 지혜를 전달하는 머리도 중요하지만 본질은 독자의 닫혀있는 감성을 자극해서 열어젖히는 것이다. 나부터 독자들은 그리 똑똑하지도 현명하지도 않다. 지식을 전달하는 책들이 얼마나 고리타분하고 지루한지는 이미 학생 때부터 진절머리가 나도록 체험하였다. 공부에 “공” 자만 들어도 싫어진다. 막 공부하려던 아이에게 엄마가 ”너 공부 안 하고 뭐하니! “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아이는 그나마 하려던 공부에서 손을 떼고 딴짓을 한다. 그만큼 공부라는 것은 재미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자꾸 지식이나 정보만을 전달하려는 시도는 역효과를 불러올 뿐이다. 가능하면 나의 마음에서 나오는 스토리 자체를 전달하려 노력해야 한다. 그러려면 나의 치부까지 드러낼 수는 용기가 필요하다. 글은 가슴으로 쓰는 것이지 머리로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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