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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던남자 Jul 25. 2019

영국으로 이사왔어요 #4 영국 음식과 물가

나의 20년간의 영국 여행 이야기


영국에서의 GP 등록


집을 렌트하고 이사 후 집 정리를 마치기가 무섭게 GP 등록을 하였다. 곧 태어날 아이에게 온 신경이 집중되었다. 낯선 타국에서 아직 적응도 안된 상태인데 곧 출산을 해야 한다. 아내나 나나 낯선 이국땅에서의 출산은 부담스럽고 걱정되는 일이었다. 더욱이 한국에서 조산의 위험을 한번 겪고 고생한 터라 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10개월을 잘 버티다 태어나는 게 가장 큰 바람이었다. 영국의 의료시스템은 NHS(National Health  Service) 제도로 전 국민이 무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차 진료 기간에 가서 진료를 받으려면 먼저 등록된 GP( Genaral Practitioner)에 가서 담당 주치의나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그 소견서를 가지고 2차 진료 기간으로 간다. 영국에서의 GP 등록은 관광비자도 가능하다. 하지만 관광비자는 무료 진료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영국에서 아프면 일단 GP를 가지만 심하게 아프거나 큰 부상을 당하면 999로 전화를 불러 구급차를 불러야 한다. 대부분 경우 5분 이내에 구급차가 도착한다. 5분 내에 도착하지 못할 경우에는 교통 체증에 관계없이 도착할 수 있는 자전거 앰뷸런스가 먼저 도착한다.


구급차나 경찰차 그리고 소방차가 출동하면 모든 차들이 일제히 길을 비켜준다. 마치 바닷물이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을 보는듯하다. 우리의 도로 시스템은 응급이나 비상시  비켜주고 싶어도 비켜주지 못하게 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많이 개선되고 시민의식도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구급차에 타면 대형 병원의 응급실인 A&E(Accident and Emergency)에 5분 안에 도착한다.

 

이러한 의료 서비스를 받으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집 근처에 있는 GP에 등록을 해야 한다. GP 등록 시에는 신분증과 거주지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들을 준비해서 직접 방문해서 제출해야 한다. 그다음에 Family Doctor Service  Registration 서류를 받아 기본적인 개인 신상정보와 직계가족의 병력 및 간단한 설문 등을 작성해서 제출해야 한다. 제출 후 며칠 후면 NHS 등록 서류가 넘버가 적힌 플라스틱 카드와 같이 온다. 이 NI 넘버는 병원 진료뿐만 아니라 취직 시에도 필요하다.



2011년부터는 Health Visitor 제도가 생겨 시행되고 있다. 방문간호사 제도로 Midwife와 함께 임신 초기부터 놀이방이나 유치원에 가기 전까지 집에 방문하여 기본적인 사항들을 체크하면서 육아와 관련된 기본 교육도  제공한다.


GP 등록을 마친 후에는 본격적인 출산준비에 돌입하였다. 물론 플랏 셰어 광고를 내고 셰어 할 세입자들을 모집하기 시작하였다. 드디어 치열한 이민생활의 한 복판으로 뛰어든 것이다. 본격적인 영국 생활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영국의 물가


영국에 가보지 않은 사람들도 영국의 물가가 비싸다는 것쯤은 안다. 상식이 되어버린 영국의 살인적인 물가를 알면서도 영국으로 이민을 온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 캐나다나 호주에 비해 한인사회가 아주 작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뭔가를 개척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았고 경쟁도 치열하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물론 EU라는 커다란 단일 시장도 매력적인 요인이었다. 영국 시민권을 취득하면 모든 EU 국가에서 자유롭게 사업을 하거나 살 수도 있다. 물론 복지혜택도 받을 수 있다. 지금은 브렉시트라는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져버리고 말았지만....., 영국의  물가는 이태리 스페인 또는 이웃인 프랑스에 비해 많이 높았던 게 사실이었다. EU에 가입하면서도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고 유일하게 영국만은 자국의 화폐 파운드를 계속 사용하였다.


그 정도로 영국 파운드는 화폐가치가 세계 최고를 자랑하였다. 미국의 달러화보다도 환율이 1.5배 정도 높았다. 물론 환율만으로 화폐가치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유로화라는 단일 화폐를 사용한 유럽 국가들의 물가는 치솟기 시작하여 서민들이 많은 고통을 받았다. 이제는 영국이나 유럽 국가들과의 물가는 거의 차이가 없어졌다. 브렉시트로 인한 파운드화 가치의 급락이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는 파운드나 유로의 가치가 거의 비슷해졌다.


20년 전 영국에서 이민 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 느낀 영국의 높은 물가는 살인적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다. 장를 볼 때도 아이의 출산 용품을 살 때도 습관적으로 한국돈으로 환산하게 된다. 그러면서 한숨을 쉬고 만다. 비싸도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그러한 한국과의 물과 비교는 3년 정도가 지나면서 없어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편하게 물건을 구매하기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요즘은 한국이 일부 분야에서는 영국보다 비싸 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테스코나 세인스버리 아스다 등 대형 마트에서 장을 보면 영국의 물가가 한국보다 싼 제품들이 많다. 특히 고기나 과일 야채 등은 한국이 더 비싸다. 물론 파운드화 가치의 폭락이라는 요인도 있지만 한국의 장바구니 물가가 이 정도로 많이 올랐다는 사실은 나를 놀라게  하였다. 물론 호텔비나 택시비를 포함한 영국의 물가는 아직도 많이 비싸다. 담배값도 한국에 비해 3배 정도 비싸다. 하지만 서민들을 위한 장바구니 물가는 싸다. 비싼 물가에도 영국 국민들이 살아갈 수 있는 이유이다.




영국의 음식


영국의 대표적인 음식이 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나는 물론이고 영국 사람들에게는 참 곤혹스러운 질문이다. 피시 앤 칩스나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를 영국의 대표적인 음식이라고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런던에는 전 세계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유명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문제는 대부분 영국 음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영국 음식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안타깝게도 몇 가지 없다. 아들은 햄버거나 스테이크를 좋아한다. 스테이크는 써로인보다는 리바이를 좋아하고 미디엄 레어를 선호한다.

영국의 대표적인 음식이 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나는 물론이고 영국 사람들에게는 참 곤혹스러운 질문이다. 피시 앤 칩스나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를 영국의 대표적인 음식이라고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런던에는 전 세계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유명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문제는 대부분 영국 음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영국 음식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안타깝게도 몇 가지 없다. 아들은 햄버거나 스테이크를 좋아한다. 스테이크는 써로인보다는 리바이를 좋아하고 미디엄 레어를 선호한다.


런던은 물론이고 바닷가인 브라이튼이나 본머스를 가도 바닷가라고 해산물을 맛보기는 어렵다. 결국은 피시 앤 칩스를 먹게 되어 있다. 물론 고급 레스토랑에 가면 스테이크나 다른 음식을 먹을 수도 있다. 그래 봐야 피자나 스파게티 같은 이태리 음식들이다.


한국에 와서 느낀 점은 한국이 진정 음식의 천국이라는 사실이다. 생선을 무조건 튀겨서 피시엔 칩스로 먹는 영국에 비해 조리법이나 먹는 방법이 너무 다양하다. 회나 초밥으로 먹는 건 기본이고 굽거나 삶거나 조리거나 하는 다양한 방법들은 물론이고 때로는 삭혀서 먹기까지 한다. 영국 이민 생활 중 힘든 것 중 하나가 바로 음식이다. 섬나라인데도 불구하고 생선을 별로 먹지 않는다. 따라서 생선이 종류도 몇 가지 없고 비싸다.

한국에 와서 느낀 점은 한국이 진정 음식의 천국이라는 사실이다. 생선을 무조건 튀겨서 피시엔 칩스로 먹는 영국에 비해 조리법이나 먹는 방법이 너무 다양하다. 회나 초밥으로 먹는 건 기본이고 굽거나 삶거나 조리거나 하는 다양한 방법들은 물론이고 때로는 삭혀서 먹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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