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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던남자 Dec 26. 2019

영국 여왕도 BTS를 남편 몰래 사랑한다!

영국의 오만과 편견 2권 왼손잡이

7. 세상에서 가장 쌘 할머니     



국빈 방문한 조시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영국에서 사고를 치다!


영국에는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할머니가 살고 있다. 그 할머니는 벌써 95세가 넘으셨다. 영국의 여왕은 물론이고 53개국이나 되는 영연방의 공식적인 국가 원수이기도 하다. 이보다 더 막강한 권력은 존재할 수 없다. 그것도 100세가 다 되어가는 할머니가 말이다. 몇 년 전 미국의 대통령 조시 부시 2세가 영국을  국빈 방문한 일이 있었다. 부시 대통령은 유일의 초강대국 대통령으로서의 파워를 은근히 과시하고 싶어 했나 보다. 그는 영국 국민들이 예상치 못한 돌발 사고를 저지르고 만 것이다. 영국민들의 여론은 들끓었다. 부시 대통령에게 생각이 없는 무례한 이라고 맹공을 퍼부어댔다.    

  

부시 대통령이 사고를 친 것은 어찌 보면 별거 아닌 평범한 일이었다. 다른 나라 같으면 당연시는 아니어도 문제 될 일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부시 대통령은 도대체 무슨 사고를 치신 것일까! 국빈이 얼마나 대형 사고를 쳤으면 영국인들의 마음을 그토록 상하게 하였을까!      


부시 대통령은 여왕과의 정상회담 당일 날 묵고 있던 숙소에서 헬기에 탑승하였다. 그리고 그 헬기는 버킹검 궁전의 정원에 내렸다. 버킹검 궁 안에는 별도의 헬기장이 없었던 모양이다. 헬기 착륙으로 인한 문제는 없어 보였다. 정원의 잔디가 손상되고 좀 시끄러웠을 뿐이었다. 여기에 분노할 이유가 없어 보였다. 그렇다면 왜 영국인들이 분노하였을까? 부시 대통령쯤 되면 헬기를 타고 궁전 정원에 내릴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영국인들은 부시 대통령을 무례의 극치를 보여주었다고 비난하였다. 영국인들에게 정원의 의미는 삶의 일부다. 매일 가꾸고 돌보는 일상인 것이다. 버킹검 궁에는 수석 정원사를 비롯하여 많은 정원사들이 근무할 것이다. 한마디로 영국에서의 정원의 의미는 그 집안의 또 다른 얼굴이고 상징이다. 일반 가정집에서도 그런데 여왕이 살고 있는 정원에 헬기를 타고 내릴 생각을 하였다는 것 자체가 영국인들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영국 여왕이라는 자리와 상상할 수 없는 권한!


아무리 초강대국인 미국의 대통령이지만 54개국의 국가수반인 영국 여왕과 맞짱 한번 뜨려 했다가 날벼락을 맞은 꼴이 되었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이다. 잘해봐야 8년짜리 대통령이다. 반면 영국 여왕은 당시 여왕 즉위 60주년을 맞은 할머니였다. 아무리 미국이라지만 4년이나 8년짜리 임기의 대통령이 맞설 자리가 아니라는 것이 여론이었다. 젊은 부시 대통령이 고령의 영국 할머니에게 심각한 무례를 범한 것이다.     


영국 여왕은 아무런 권한이 없는 상징적인 국가수반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실제로 캐나다나 호주 등의 의회 해산권을 가지고 있다. 영국 내에서도 총리가 되면 여왕에게 알현하고 총리로서의 임무를 수행한다. 그런 여왕과 왕실이 영국 국민과 영연방 국민들의 존경과 사랑까지 받고 있다. 반대로 당시 부시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을 반대하는 집회가 런던 곳곳에서 열리고 있었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도 여왕과 완전하지는 않지만 단 하나 평등한 것이 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영국의 파운드 지폐나 코인까지도 모두 여왕 얼굴로 도배가 되어있다. 여왕을 TV로 볼 때마다 느끼는 두 가지 감정이 있다. 하나는 부럽다는 점이다. 독재자들은 이십 년만 통치해도 언제 어떻게 쿠데타로 밀려날지 모르는데 반해 여왕은 60년이나 장기 집권하였다고 전 세계에서 축하 사절단이 몰려들었다. 세계 최장수 국가수반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는지도 모른다. 두 번째 감정은 과연 여왕은 우울하지 않고 행복할까!라는 생각이다. 아무리 일정이 분단위로 관리된다고 하지만 여왕도 사람이다. 거기에 100세가 코앞이다. 모든 권세와 부는 죽으면 끝장이다. 죽어서도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단지 이름을 남길뿐이다. 같이 동행해줄 사람도 없다. 철저하게 혼자다. 그에게도 천하의 여왕 할머니와 평등한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죽음이었다. 엄밀하게 따지면 죽는다는 사실 하나만 평등하다. 죽음 내에도 많은 불평등이 있다. 즉, 수명연장이나 죽어서의 대우까지 그 어떤 것도 평등하지 않다. 여왕이 아닌 일반 할머니였으면 95세까지 살지 못했을 확률도 높다. 오직 죽는다는 사실 하나만 평등한 것이다.  

    

영국 여왕과 왕실의 존재 이유!


아마도 여왕도 우울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녀도 울고 싶을 때가 있을지도 모른다. 우울할 때도 있을 것이다. 자존감까지는 감히 상상할 수가 없다. 그녀의 자존감은 세상 누구보다 높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뭐 하나 부족한 것이 없다. 힘만 센 것이 아니고 부자이기도 하다. 총리나 대통령처럼 몇 년 하다가 물러날 필요도 없다. 정년퇴직도 없는 죽을 때까지 종신직이다. 그런 그녀에게 자존감을 논한다는 것은 어쩌면 불경죄에 해당할지도 모른다.      


영국의 왕실의 존재를 두고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왕과 왕실이 존재한다는 것은 논리나 법리상 맞지 않기 때문이다. 엄밀하게 따지면 공화정이 아닌 왕정국가인 셈이다. 그래서 여러 번 왕실의 존재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여론이 있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국민투표까지 가지 못하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여왕과 왕실의 존재 자체가 영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영국 왕실과 여왕 자체가 살아있는 문화이고 관광 상품이기 때문이다. 여왕이 없는 버킹검이나 윈저 궁을 생각하면 그 비중을 가늠할 수 있다. 국익에 도움이 되는 왕실을 없앤다는 것은 귀중한 문화유산 하나를 버리는 어리석은 행위에 불과한 것이다.      


실제로 여왕이 거주하는 버킹검 궁과 윈저성은 관광객들로 북적된다. 버킹검 궁의 근위병 교대식은 런던 최고의 관광 상품이다. 한국도 얼마 전 대한문 앞에서 근위병 교대식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처럼 최고의 문화는 전통을 지키고 보존하는 것이다. 죽어있는 건물보다는 살아있는 문화가 훨씬 가치 있는 것이다. 미국이 초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할리우드로 전 세계의 스크린을 장악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그 후광효과로 맥도널드와 스타벅스는 물론이고 구글과 애플이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심지어 미국이라면 자다가도 경기를 일으키는 아랍권 국가들의 최고 인기 레스토랑은 아이러니하게도 맥도널드였다. 그가 체험한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서양을 마주하고 있는 맥도널드에는 입장하려고 대기 중인 줄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여왕 할머니와 BTS!


미국이 강한 이유는 단지 경제나 군사력만이 아니었다. 문화를 전 세계에 전파할 수 있는 할리우드의 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그가 한국에도 희망을 거는 이유는 강남스타일의 싸이와 최근 BTS와 같은 문화 콘텐츠다. 그동안 잠잠하던 한류에 일대 메가톤급 태풍을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그 태풍은 단지 한반도만을 향하지 않는다. 전 세계를 향하는 문화 태풍을 우리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드디어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쩌면 엘리자베스 2세 여왕 할머니도 밤이면 밤마다 유튜브를 통해 BTS 공연들을 침대에서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옆에 누워있는 남편인 필립공 할아버지 몰래 키득거리며 말이다. 필립 할아버지에게 발각되면 질투할게 뻔하다. 그래서 여왕 할머니는 아주 조심하면서 남편 몰래 BTS와 짝사랑을 나눌지도 모른다. 사랑에는 나이도 국경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여왕은 한국에 관심이 많다. 한국을 사랑해서 한국에 왕림하시기도 하였다. 여왕 할머니가 BTS를 사랑할 확률이 더욱 높아지는 이유다.





영국의 오만과 편견 2 왼손잡이 (2019년 12월 2일 / 하루 만에 책 쓰기로 제작된 책의 일부임)

참고로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반부터 9시 반까지는 삼성동 아지트리에서 "나는 매주 한 권 책 쓴다" 란 주제로 정기 강의를 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하루 만에 책을 쓰고 매월 또는 매주 책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저자처럼 매주 한 권 책을 쓰는 회원들이 15명 이상 되었다. 앞으로도 그 숫자는 늘어날 것이다. 강의 수강신청은 온오프믹스(https://www.onoffmix.com/)에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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