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너에겐 수줍어할 권리가 없다!
집에서 수줍음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속옷 차림으로, 때로는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 채로, 때로는 심지어 여름에는 심지어 알몸으로 집안을 돌아다녔다. 계부는 알몸으로 어슬렁거리진 않았지만 테레자가 목욕하는 순간을 노려 욕실로 들어오곤 했다. 어느 날 욕실을 잠그자 이번에는 어머니가 신경질을 냈다.
네까짓 게 뭐라고? 네가 얼마나 예쁘다고? 아버지가 널 잡아먹는다디?(딸에 대한 어머니의 증오는 남편이 야기한 질투심보다 강했다. 딸의 죄는 무한하여 남편의 바람기조차 능가했다. 어머니에게 있어서 딸이 해방을 원하고 감히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문을 잠그고 목욕하는 것-테레자에 대한 남편의 은근한 성적 집적거림보다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다. ---(중략)---
그녀가 어머니 집에 살던 시절 욕실의 문을 잠그는 것은 금지였다. 그 점에 대해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네 몸도 다른 사람의 몸과 다를 바 없다. 너에겐 수줍어할 권리가 없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동일한 형태로 존재하는 무엇인가를 감출 이유가 없다. 어머니의 세계에서 모든 육체는 같은 것이며 줄줄이 발을 맞춰 행진하는 형상이었다. 어렸을 적부터 테레자에게 있어서 나체는 집단 수용소에서 강요하는 획일성의 상징이었다. 모욕의 상징이었다.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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