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물투데이 Aug 20. 2021

오늘의 우리집에서 행복한시간

일상에서 익숙해졌던 가족과의 시간



20살 초반에는 대학생활로 바빴고 20살 중반에는 나의 꿈을 위해 열심히 하기 바빴고 27살인 지금의 나는 이제 어느 정도는 안정이 되어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최근 2년 동안은 정말 바쁘게 먹고살기에만 바쁘게 살아왔던 나날 너무 지치고 울컥한 일들도 많았었던 것 같다. 반복되는 일상들에 익숙해지고 받아오는 스트레스에도 익숙해져 버려서 참아버리는 것이 습관이 되어있었던 나였는지도 모르겠다. 뭐 사회생활을 하고 살아가는 게 원래다 그런 게 아닐까 라며 덮어 버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너무 지칠 때도 있었지 나는 이런 스트레스들을 친구들과의 시간들로 잊어버리기도 하고 밤을 새 가며 술을 마시며 노는 시간으로 잠시 잊었던 것 같다.

다들 아시겠지만 술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잊는 거, 풀 수는 없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다.

지금보다는 어렸던 나는 친구들이 좋았고 술을 먹으며 헤롱 거리는 느낌도 좋았고 그 술자리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아마 술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내 술버릇 때매라고 핑계를 대고 싶긴 하지만...)

그렇게 집에 들어가는 밤이면 가는 길이 너무 허무하고 허전하고 허탈하고 외로운 그 길은 나만 느끼는 기분은 아닐 거라 생각하고 싶다. 그렇게 집에 들어가면 우리 집 막내 고양이 '팡이' 나를 반겨주고 술 먹고 늦게 들어와 외롭게 한 '팡이'에게 미안함 마음은 집에 들어가는 나를 매일 죄책감을 느끼게 했다. 

그렇게 힘든 몸으로 잘 준비를 다 마치고 나도 모르게 잠들어 깨는 순간 출근해야 하는 내 몸뚱이를 달래며 간신히 일어나 출근 준비를 했지...


지금은 엄마와 같이 산지 1년이 안되었다. 고양이를 무서워했던 엄마도 어느새 '팡이'를 보면 간식을 먼저 꺼내어 귀여워하는 모습이 우리 집에 풍경이 되었고 나를 반기며 술좀 그만 먹으라고 잔소리, 쉬는 날이면 맛있는 나물반찬들과 내가 젤 좋아하는 곤드레 나물밥과 등갈비찜! 이렇게 엄마의 집밥을 먹고 있는 지금이 이제는 나의 하루가 되었고 일상이 되었다. 너무 익숙해져 버려 가족한테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엄마가 만들어준 향긋한 나물밥들은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고 든든한 나의 활력소가 되어

오늘의 재미보다는 내가 계속 걸어 나갈 수 있게 해주는 에너지가 아닐까?  




+우리 가족이 먹는 곤드레 나물밥+

곤드레는 정식 명칭은 고려엉겅퀴이라고 한다. 산골짜기에서 제멋대로 자라 바람이 불면 줄기가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이 술에 취한 사람 같다 하여 곤드레라고 재밌는 별명을 가진 나물이다.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칼슘, 인, 철분도 많이 함유되어 뼈도 튼튼하게 해 주고 빈혈을 예방해준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고르게 녹갈색을 띤 것이 잘 건조되어 특유의 구수한 냄새가 나는데 내가 좋아하는 냄새가 이 구수한 곤드레 냄새다. 여기 있는 나물 투데이의 곤드레밥은 따로 손질할 필요 없이 밥솥에 함께 넣고 취사하면 바로 되기 때문에 너무 편하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곤드레 나물밥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추석선물 | 수삼(특) 프리미엄 선물세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