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이 빛나는 밤 ]
생폴드모졸*에서 보낸
기나긴 나날들
당신은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아버지와
친구들의 외면
여인의 사랑마저
속절없이 흘려보낸
무채색의 계절들
가난한 무명 화가로
불확실한
혼돈의 시기를 견디며
비틀거리는
확신 하나로
혼을 실어 그린
그림들
오늘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
커피 한잔 마시며
예술이라는
천박한 이름으로
당신의 그림을
소비하듯 바라봅니다
그럴 때면
마음 깊은 곳에서
죄책감의 해일이
밀려옵니다
이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
그리 많지 않지만
당신의 상처에
귀 기울이며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나만의 작은 별 하나를 동경하며
나만의 작은 순례 길을 떠납니다
(* 빈센트 반고흐는 1898년 5월 8일부터 1890년 5월 16일까지 생레미드 포로방스 외곽에 위치한 생폴드모졸요양원(정신병원)에서 보냈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은 이 시기에 완성됐습니다.)
“언젠가 빈센트 반 고흐를 위한 시를 쓰고 싶었습니다. 그는 꿈과 열정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그 꿈은 늘 그를 비껴갔습니다. 목회자의 길에서 실패, 반복된 사랑의 상처, 아버지와의 반목, 그리고 세상이 알아주지 못한 그림들. 그럼에도 그는 붓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그림은 절망 속에서도 계속 이어지는 희망이자, 자신을 지탱하는 구원이었습니다. 어느 날, 침대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며 ‘별이 빛나는 밤'을 바라보다가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그토록 고통스러운 시절에 탄생한 그림을 나는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쉽게 소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 밤의 별들을 바라보며 생각했습니다. 빈센트가 동경했던 별처럼, 나도 내 안의 작은 별 하나를 찾아야겠다고. 그 길 끝에서, 나만의 순례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