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위한 기도 ]
이 작은 글들이
생기를 잃어
마르지 않게 하소서.
날마다
진액을 공급받는 꽃망울처럼
글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시고.
모두 잠든 깊은 밤에도
소박한 이 글들이 봄비처럼 움직여
상처 입고 지친 마음에 닿게 하소서.
흔들리며
써 내려가는 이 한 줄이
누군가의 영혼에
잔잔한 위로가 되게 하소서.
이 작은 글이
저를 인도하게 하소서.
내 힘으로는 닿지 못할 미지의 세계로,
고단한 삶으로는 다다를 수 없던
희망의 자리로 이끌어 주소서.
나의 글이
혈관을 흐르듯
나의 존재를 적시고 살찌우며
이제껏 걷지 못한
성숙의 길로 데려가게 하소서.
글 하나에
진실이 깃들게 하소서.
글을 통해, 글과 함께
나의 작은 삶을 완성하게 하소서.
“처음엔 좋아서 했던 일들이 고단한 삶의 무게로 여겨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었습니다. 브런치북 연재일인데 설익은 글 앞에서 좌절과 절망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잠시 멈추어, 내가 글을 쓰는 이유를 다시 떠올려보았습니다. 그리고 요즘 날마다 드린 기도를 조용히 다시 고백해 보았습니다.
내가 쓰는 글의 목적에 맞게 속도와 템포도 조정해 보자고 스스로 다짐해 봅니다. 글이 잘 쓰이지 않는 날이 오더라도 경쟁하듯 쓰지 않겠다고! 나만의 속도와 나만의 리듬으로, 글이 삶을 따라오도록 기다리겠다고! 그렇게 내 글의 목적을 조용히 되내어 봅니다.”